초본화류

인왕산에서 만난 자리공

마 음 2013. 10. 6. 06:08

 

 

 

인왕산을 오르면서 만난 자리공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 고향에서는 자리공이라는 이름보다는 장록이라고 흔히 불렀습니다. 인왕산 기슭에서 자라는 자리공이 서울 도심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자리공이 어느덧 가을이 되니 검붉은 열매가 익어가는군요. 자리공의 검붉은 열매에는 포도주· 사탕· 옷감· 종이 등을 물들이는 데 쓰는 붉은 염료가 들어 있는데 열매를 손으로 떼어 으깨면 손에 검붉은 물이 들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어릴 적 고향에서도 어른들이 자리공 열매를 이용하여 천에 물을 들이던 모습을 본 기억이 아련합니다. 

 

  

자리공(Phytolacca esculenta) 자리공과(─科 Phytolacc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키는 1m 정도이지만 더 큰 것도 있으며 뿌리는 비대하다. 잎은 길이가 20㎝ 정도의 넓은 피침형으로 어긋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잎과 마주나며 꽃대가 올라오는데 그 길이는 12~15㎝ 정도이다. 흰색 또는 연분홍색의 꽃은 꽃잎없이 꽃받침 5장, 수술 8개이고, 꽃밥은 연한 홍색이다. 씨방은 8개로 마늘처럼 모여난다. 열매는 9월에 외형이 포도송이처럼 익는다. 열매에는 즙액(汁液)이 있으며 검은색 씨가 1개씩 들어 있다.

 

생약명은 상륙(商陸)이지만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부른다. 주요성분으로 카리오풀린(caryophullin)·피토라카사우르(phytolaccasaure) 등이 있다. 유독성 식물이나 잎을 데쳐 먹기도 하며, 뿌리를 신장염 치료 및 이뇨제로 사용한다. 외형은 담배와 비슷하며, 민가 주변에서 자라지만 산속으로 퍼져나가는 추세이다. 이 종(種)과 비슷한 종으로는 울릉도 특산인 섬자리공(P. insularis)과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국내에 들어온 미국자리공(P. americana)이 있다. 특히 섬자리공은 자리공과 비슷하지만 꽃대에 유두상(乳頭狀)의 잔돌기가 있고 꽃밥이 흰색이다. 번식은 씨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