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어린잎으로 감잎차를 만들어 볼까
2015년 04월 30일 오전. 감나무에 어린 감잎이 돋아나고 있다 ▲
2015년 04월 30일 오후. 감잎 근접촬영▼
2015년 04월 30일. 감나무에 연한 감잎이 예쁘게 돋아나고 있다. 감나무는 시골 어느 집이나 한 그루씩은 있었던 유일한 과일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집에도 감나무 세 그루가 있었다. 감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아래 내용을 보면 원시(圓枾, 일명 忠南枾)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가을 운동회 때에는 떫은 생감을 따서 된장을 넣은 뜨거운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감의 떫은맛이 없어지고 단맛이 나는 감이 되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있고 높은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다가 감나무에서 떨어지면 죽는다고 부모님께 혼이 난 적도 기억난다. 그러나 나는 나무타기에는 자신이 있었다. 체구가 왜소하고 날렵하여 나무타기를 좋아하였었다. 반세기가 넘은 긴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지난해에 이곳 김천 캠프로 주거지를 옮기고 가을이 되면서 캠프에 딸린 감나무에 무지하게 큰 감이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면서 옛 추억을 되살려보면서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기도 하였었다.
감을 따고 곶감을 만들어 보겠다고 200여 개가 넘는 감을 깎아 줄에 매달아 통풍이 잘되는 처마 밑에 걸어놓고 제주도로 1주일 동안 등산여행을 다녀왔더니 이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습한 기온으로 인해서 곰팡이가 슬어서 모두 폐기한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기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감 껍질을 깎아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걸어두면 곶감이 만들어지는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곶감에 대한 상식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제 감잎이 돋아나고 있으니 머지않아 노란 감꽃이 필 것이다. 어린 시절에 감꽃은 달착지근해서 좋은 군것질거리였었는데 지난해에 떨어진 감꽃을 하나 주워서 먹어보았는데 어린 시절에 먹었던 그런 맛이 나지 않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입맛이 변한 탓일 것이다. 올해에는 어린 감잎을 따서 감잎차나 조금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화려하고 고운 향기 머금은 봄꽃들로 가득하던 4월이 저물어간다.
감나무는 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喬木:키가 큰 나무)다. 한자어로는 시수(枾樹)라 한다. 학명은 Diospyros kaki THUNB.이다. 높이는 14m에 달하고 잎은 크고 넓으며 톱니가 없다. 꽃은 담황색으로 자웅잡성(雌雄雜性)이며 6월에 핀다. 꽃잎은 크고 네 개로 갈라지며 어린 가지에는 짧은 털이 있다. 원산지는 한국·일본·중국 등이며 그 중에서도 일본에 여러 가지의 품종이 확립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 자라는 동양계의 감나무는 구미각국에서는 거의 재배되지 않는 과수이다.
우리 나라에서의 감나무 재배의 역사는 고려시대인 1138년(인종 16)에 ‘고욤’에 대한 기록이 있고, 1470년(성종 1)에도 건시·수정시(水正枾)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 초기의 진상물에 감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때에 이미 재배된 것으로 보인다. ≪동국여지승람≫에 감의 주산지로 기록되어 있는 곳은 합천·하동·청도·거창·의령·창원·함안·남원·해남·곡성·정읍·함평·태인·담양·광양 등이다.
감나무는 연평균기온이 11∼15℃, 열매가 성숙하는 9∼10월의 평균기온이 21∼23℃가 되는 곳이 생육의 적지이다. 우리 나라 감나무 재배의 현황을 보면, 과수원을 개원하여 집약재배를 하는 곳도 있으나, 대개는 집근처나 밭두렁·산기슭 등에 심어 거의 방임된 상태로 두고 있다. 따라서, 높이가 10m 이상에 이르는 큰 나무가 많은데, 감 생산으로 보아서는 알맞은 수형(樹形)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감나무는, 묘목을 심으면 지상 약 1m 되는 곳에서 지주를 세워 바람에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뿌리에는 가는 뿌리가 적어서 옮겨 심으면 잘 살지 못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겨울에 그 해에 자란 몇 개의 가지 중에서 윗부분에 3개 정도를 남기고 다른 것은 잘라 없애서 맨 위에 있는 가지를 주간(主幹)으로 유도한다. 남겨질 3개의 가지의 끝도 3분의 1 정도를 잘라 버린다. 이때 충실한 눈이 끝 쪽에 남도록 한다.
감나무는 씨를 뿌려 묘목을 만들면 열매가 크게 퇴화하므로 반드시 접목으로 번식시킨다. 이때 대목(臺木:접을 붙이는 나무)으로는 감나무의 공대(共臺) 또는 고욤나무가 쓰인다. 접목된 다음에 옮겨 심으면 활착이 잘 안 되는 어려움이 있어서 우리 조상들은 대목이 될 나무를 제자리에 옮겨 심어놓고 그것이 활착되면 거기에 감나무를 접목하였다.
이때 근관부(根冠部)에 쪼개접[割接]을 실시하였는데, 접을 붙이고 나면 접착부위에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짚으로 고깔을 만들어 씌웠다. 또 감나무는 해거리(한 해씩 걸러 열매가 많이 맺거나 적게 맺힘)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상들은 해거리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주었다. 이것은 지상부 체내의 탄질소율(炭窒素率)을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지혜로운 일로 생각된다. 때로는 뿌리부근에 소금을 뿌리는 일도 있는데 어느 것이나 뿌리의 수분흡수를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현재 감나무의 재배면적이나 단위면적당 수량·생산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감의 주산지는 경상남도·전라남도·경상북도·충청남도·전라북도이며, 특히 경상남도는 전체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품종과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고종시(高種枾):열매의 모양이 방추형이고 품질이 매우 우량하다. 씨가 없는 것이 보통이나 2, 3개 있는 것도 있다. ② 사곡시(舍谷枾):열매는 편원형(扁圓形)이고, 위가 약간 오목하고 어느 정도 네모진 것이 특징이다. 단맛이 강하고 경상북도 의성군 사곡이 원산지이다. ③ 반시(盤枾):모양이 편원형이고 위가 약간 오목하며, 다소 오각형을 이루고 품질이 좋다.
④ 분시(盆枾):열매는 둥그나 약간 길쭉하며, 위는 둥글고 횡단면은 사각형을 이루고 있다. 단맛이 강하다. ⑤ 원시(圓枾, 일명 忠南枾):열매는 둥글고 끝이 약간 뾰족하다. 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하다. 비교적 추운 곳에서도 재배할 수 있고, 건시용으로 알맞다.
주로 열매를 식용하는데, 생감·홍시 등으로 생식하거나 준시·곶감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또 풋감으로는 감물을 만들어 방습제·방부제·염료로 사용한다. 또한 재목은 단단하고 무늬가 아름다워 고급가구재의 원료가 된다. 민간에서는 감나무는 벌레가 생기지 않고 새가 집을 짓지 못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고, 감꼭지를 달여 그 물을 마시면 유산을 방지한다는 속설이 있다. 또, 고혈압에는 감잎이 효력이 있다고 하여 감잎차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