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그래도 어찌하랴

마 음 2015. 5. 30. 15:35

 

 

 

이른 아침에 비가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지만 며칠 전부터 예보하기를 5mm 안팎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였다. 기상예보는 적중하였다. 5mm 안팎의 비는 5mm 밖이 아니고 5mm 안 이었다. 아마도 3mm 정도나 내렸나 보다. 메마른 대지의 먼지를 겨우 적시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서울 나들이 1주일 동안에 고사 직전에 있던 호박 모종은 연일 물을 길어다 주면서 보살핀 보람으로 이제는 생명력을 찾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비가 호박 모종의 뿌리까지 적시지 못하였으니 계속 물을 길어다 주면서 살려야 할지 그냥 자연의 운명에 맡겨야 할지 생각 중이다. 호박 구덩이 88개를 만들어 호박 씨앗을 파종하였는데 겨우 20여 개의 구덩이에서 호박 씨앗이 발아하여 싹이 나왔고 나머지는 싹이 나오지 않았다. 조금 남은 호박 씨앗을 파종하여 옮겨심은 게 이 모양이다.    

 

 

 

   

 

처음부터 제자리에서 씨앗이 발아하고 몇 번의 물 공급을 받으면서 자란 모습이다. 이 정도면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서 저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갖게 된다.

 

 

 

 

 

이게 뉴질랜드산 단호박 순이다. 이것도 제자리에서 씨앗이 발아하여 자란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단호박의 90%는 외국산 단호박이라 여겨진다. 주로 뉴질랜드산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산 단호박을 구매하고 씨앗을 채취하여 파종한 것이기에 여기에서 단호박이 제대로 열릴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강낭콩 줄기다. 이 지역에서는 유두콩이라고 부른다. 가뭄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하였지만, 때가 되니까 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래의 풀밭이 강낭콩이 심어진 곳인데 이렇게 만들기까지 두 번 풀뽑기를 하였고 수차례 물주기를 하였다. 20% 정도만 이렇게 살리고 나머지는 포기하여 아래처럼 풀밭이 되어 버렸다. 다음에라도 비가 흡족하게 내리면 풀을 제거하고 팥을 심어볼 계획이다. 

 

 

 

 

 

처음에는 쇠뜨기 풀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더니 이제는 돼지풀과 쑥이 쇠뜨기 풀을 제압하면서 자란다. 쇠뜨기 풀은 기껏해야 30~40cm 정도 자라지만 돼지풀은 사람 키만큼 자라는 억샌 잡초다. 여기가 포기한 콩밭이다.  

 

 

 

 

 

 

고구마 줄기도 30% 정도는 말라죽고 나머지는 생존하였다. 이 민큼 자란 것은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다. 가을에 수확할 수 있다고 믿어도 괜찮다.

 

 

 

   

 

 

감자는 20% 정도만 싹이 나오고 나머지는 싹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한참 자라야 할 때인데 가뭄으로 자라기도 전에 단풍이 들어간다. 그래도 줄기 아래에는 작은 감자가 달려있을 것이다.

 

 

 

   

 

가지 모종이다. 5포기만 심었기에 물을 주면서 보살피니까 잘 자라는 모습이다. 홍당무와 부추 씨앗은 파종하였지만, 가뭄으로 씨앗이 전혀 발아하지 못하였다.  

 

 

 

 

 

옥수수 모종인데 이것도 매일 물을 길어다 주면서 이만큼 자랐다. 이곳은 보안등이 없는 곳이니 옥수수가 열리겠지. 작년에는 보안등 옆에 심었더니 옥수숫대만 무성하게 자라고 옥수수는 단 한 개도 열리지 않은 교훈을 얻었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아주 조금밖에 내리지 않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어찌하랴 자연현상인 것을, 장마 끝은 없어도 가뭄 끝은 있다는 말이 있다. 홍수로 모든 농작물을 쓸어가는 것보다는 가뭄으로 성장이좀 더디어도 사람이 노력하면 조금이나마 수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직은 큰 가뭄이 아니니까 사람이 힘을 들여 노력하면 풍작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지혜롭고 어느 정도의 자연재해는 이겨낼 수 있지만, 큰 자연재해는 이길 수 없다.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면서 최대한 노력하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만 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자연은 우리에게 시련과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이것을 슬기롭게 이겨내면 평안과 행복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