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마 음 2015. 7. 29. 16:03

 

 

강아지풀꽃이 피었다. 꽃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많은 강아지풀꽃인데 이것을 정말 강아지풀꽃이라고 불러야 하나 강아지풀 씨앗이라고 불러야 하나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강아지풀꽃이라고 해두자.

 

 

 

 

 

 

엉겨 붙기를 좋아하는 울타리 콩 줄기가 서로 얽히고설킨 모습이 무더운 여름을 더욱 무덥게 하고 어지럽게 한다. 좀 떨어지지 서로 엉겨 붙어서 덥지도 않은가 보다.

 

 

 

 

 

 

작년 봄 이곳 캠프로 이주한 초창기에도 저 집이 없었는데 얼마후에 집을 짓기 시작하여 짧은 기간에 집이 지어졌다.  

 

 

 

 

 

 

 

우리 속담에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별것도 아닌 사소한 것을 건드렸다가 상대방으로부터 된통 크게 당한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러한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되는 데 나도 오래전에 어린 시절 시골(고향)에 살 때 처마 안쪽에 지은 작은 벌집을 따내려고 장대로 건드렸다가 벌에 쏘여 혼난 일이 있다. 벌집을 건드리면 벌에 쏘일 것을 대비하여 모기장을 얼굴에 두르고 두꺼운 옷도 입었었지만, 벌에게 작은 허점을 보였는지 벌이 나의 목 부분을 쏘았다. 응급처치로 쏘인 곳을 찬물로 씻고 된장을 바르기도 하고 그랬지만, 한번 쏘인 목은 통통 부어오르고 어찌나 가렵고 아파서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십수 년이 지나 소년에서 중늙은이가 된 오늘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일이 또 벌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무더움이 느껴지는 아침이다. 평소처럼 비닐 주머니 하나 들고 밭으로 올라가 잘 익은 대추토마토와 가지 오이 등을 땄는데 양이 무척이나 많다. 토마토 모종은 10개 구매하여 심었는데 한 포기는 가뭄을 잘 이기지 못하고 말라죽고 나머지는 잘 자라 요즘은 한창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가지도 그렇고 오이도 그렇다.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열매가 자라는 속도도 빠르다. 수확한 것을 손에 들고 캠프로 내려오는데 땀이 난다. 캠프로 내려와 수돗물에 잘 씻어서 큰 그릇에 담아놓고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아침을 먹고 예초기(풀을 깎는 기계)를 이용하여 밭에 난 잡초와 정자나무(느티나무 보호수) 주변의 제초작업을 마치고 나서 씻고 나니 11시 가까이 되었다.

 

아침에 씻어놓은 오이와 가지를 3개씩 오늘 수확한 것 중에서 제일 품질이 좋은 것으로 골랐다. 초보 농부흉내 내기 하는 중늙은이가 무농약으로 지은 농작물이 품질이 좋아 봤자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래도 제일 예쁘게 생긴 것으로 골랐다. 그것을 바가지에 담아 이웃집으로 갔다. 가까운 이웃이라야 세 가구가 서로 처마를 맞대고 있다고 할 만큼 가까이 있고 다른 이웃들은 거리가 좀 있어서 잘 방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 세 가구 이웃은 너무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이웃집에서 기침하면 다른 이웃집에도 다 들리는 정도이다.

 

나는 중늙은이 혼자서 생활을 하고 있어서 별로 나누어 줄 것이 없어서 이웃들로부터 자주 얻어먹고 있는 형편이다. 이웃집의 아주머니께서 평소에도 색다른 음식을 만들면 접시에 담아 나에게 나누어주는 인정이 많은 아주머니다. 그런 아주머니 내외에게 보잘것없는 이거라도 내가 수확한 것이니 드리고 싶어서 바가지에 담아서 갔는데, 이것을 받은 아주머니가 바가지를 들고 집 옆의 텃밭으로 가시더니 복숭아를 한 바가지 따가지고 오셨다. 아직은 좀 더 익어야 하는 데도 복숭아를 한 바가지 따오셔서 나에게 건네주신 것이다. 속담하고는 전혀 다른 의미의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완숙된 복숭아는 아니지만, 맛이 좋은 복숭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