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멧돼지와 산비둘기
백두대간 난함산 정상(왼쪽)과 남쪽능선은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이른 아침 해가 뜨기전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 동안 잠잠하더니만 그저껫밤과 어젯밤에 연속 이틀 동안 불청객 멧돼지가 오셔서 옥수수밭과 파밭을 망가트리고 갔다. 그저껫밤에 멧돼지가 옥수수밭에 피해를 주고 갔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익은 옥수수를 대충 수확을 하였는데 어젯밤에 다시 찾아왔다. 멧돼지가 어느 곳이든 한번 다녀가면 며칠 후에 다시 오는데 먹을 게 많다는 것을 알고 연속으로 찾아왔다. 어제 낮에 옥수수를 대충 수확하고 조금 덜 익은 것을 남겨두었기에 이 지경을 만들어 놓았어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망가진 파밭이나 잘 정리하여 주면 되겠다. 멧돼지에게 옥수수는 이제 끝이 난 것이고 다음 차례는 고구마밭이 표적이 될 것이다. 주민들의 말로는 옥수수밭 망가트리는 것보다 고구마밭 망가트리는 게 훨씬 더 수월하다고 한다. 고구마가 커지기 시작하고 고구마 냄새가 나면 하룻밤 사이에도 고구마밭을 초토화해놓고 간다고 한다.
멧돼지 머리 위에 있는 옥수수는 망가트리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고구마는 멧돼지 머리 아래에 있으므로 억센 주둥이로 마구 헤집고 다니면 넓은 밭을 금세 초토화한단다. 농부들의 고초는 비단 멧돼지뿐이 아니다. 작은 산비둘기처럼 생긴 커다란 새들이 무척이나 많은데 이것들은 포도를 비롯한 각종 과일을 쪼아대어서 큰 피해를 준다. 나의 경작지에도 작은 열매의 대추토마토와 큰 열매의 일반토마토를 심었는데 작은 대추토마토는 잘 익어서 주렁주렁 많이도 열려있는데도 이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큰 열매인 일반토마토는 크고 색이 붉게 익어가면 어떻게도 그리 잘 알고 쪼아먹는지 사람의 머리보다 더 나은 새대가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 네발짐승 멧돼지 고라니와 두 발 짐승 새들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방법은 이들이 싫어하는 들깨를 심거나 경작지 옆으로는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위로는 그물망을 설치하여야 하는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 동물이 먹고 남은 것을 사람이 먹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듯하다. 아니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이들로부터 피해를 막던가. 나는 이들을 다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멧돼지 한 마리를 잡기로 작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