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이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고 감나무에 홍시가 열리듯 우리가 생활하면서 많이 사용하는, 아니 이제는 사용이라기보다 떼어놓고는 살래야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가전제품이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뭐 아무리 시대가 변하였다고는 하여도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꿈같은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그런 말 있잖아요.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우리가 자주 하는 말. 꿈이라고 하여 모든 꿈이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파란마음도 그런 꿈을 한번 이루어보려고 하였더니 정말로 꿈이 이루어지더군요. 가전제품이 열리는 나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고 꿈을 꾸었더니 결국은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나무에 가전제품이 주렁주렁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키가 4m 정도 자란 가전제품이 열리는 나무를 구매(현금을 지급하고 구매하지는 않았고 5시간 정도의 노동력을 투자하였습니다)하여 캠프 화단에 심었더니 올해에 하나둘 가전제품이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는 4가지의 가전제품 열매가 열렸는데 이제 겨우 2년생이니까 앞으로도 열매가 많이 열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형태의 열매가 더 열릴지 궁금합니다, 지금처럼 소형 열매도 좋지만, 이왕이면 값비싼 대형제품이나 첨단제품의 열매가 열리면 좋겠습니다.
지금 열려있는 열매의 설명서를 들여다보면 대충 이렇네요. 현재로 제일 높은 가지에 열려있는 CD 겸용 카세트 라디오에는 「외관상 상태 양호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성미가 좀 급한 사람은 라디오 채널 조정하기가 어려운 점이 특징이다.」 다음의 무선 핸디 진공청소기에는 「사용 기간이 1년이 지나면서 자체적으로 노후화되어 충전해도 바로바로 적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 아래의 전동 드릴은 「110V용 전원이 없어서 사용하기가 불편한 점이 특징이다.」 그 아래 디지털카메라에는 「래프팅을 좋아하던 녀석이 강원도 동강에서 미역을 감고 나온 후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 하여 열매가 되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