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과 수능시험 연기
2017년 11월 16일 14시 20분경 캠프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밖에서 누군가 우리 캠프의 양철지붕을 뜯어내는 듯한 요란한 소리에 무슨 일일까 싶어 밖으로 나가 지붕을 살펴보았는데 바람은 불고 있었지만, 양철지붕이 뜯겨나갈 정도의 바람도 아니고 양철지붕도 아무런 이상이 없어 무엇이 그런 소리를 냈을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재난문자 메시지가 들어와 보기를 하니 11-15 14:29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 규모 5.5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라는 긴급 재난문자 메시지였다. 이 재난문자 메시지를 보고서야 누군가 양철지붕을 뜯어내는 듯한 소리가 난 것은 다름 아닌 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소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낡은 캠프의 지붕이 양철(함석이라고도 하는)로 덮은 것이어서 지진 진동때문에 그렇게 요란한 소리가 났었던 것이었다. 김천과 포항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뉴스특보에서 보이는 포항지역 지진 피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한동대학교의 건물 외벽이 무너진 상황을 보니 지진의 여파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건물 외벽공사가 참으로 날림공사를 하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시멘트 외벽에 스티로폼을 넣고 붉은 벽돌을 한 줄로 쌓아 올렸는데 이런 공사를 해놓고 안전하기를 바랐다면 너무나도 어이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학생들이 건물 옆을 마음 놓고 걸어 다녔을 터인데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리지 않고 간신히 견디고 있다가 지진과 함께 무너진 게 천만다행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지진이 문제가 아니라 저런 게 더 문제지. 지진으로 이런 사태가 포항시내 여기저기 발생하다 보니 오늘 치러야 하는 대학 수학능력 평가 시험이 일주일 뒤로 연기되는 최악의 사태도 발생하고. 밤잠 설치면서 시험공부한 학생들의 마음도 안타깝고 주절거리는 필자의 마음도 안타깝고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