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규 꽃청 만들기
금화규 꽃이 소박 단아하고 예쁘다. 넓은 꽃잎이 6장인데 꽃술은 암술 하나만 보인다. 암술이 궁금하여 갈라보았는데 암술 속에 수술이 들어 있었다. 아마도 암술과 수술이 한 몸을 이루고 있어 꿀벌이나 나비 같은 수정 매개체가 없어도 자동수정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금화규 꽃에는 꿀샘이 없어 꿀벌이나 나비 같은 게 아예 날아오지도 않는다. 꽃은 아침 일찍부터 활짝 피었다가 정오쯤부터는 시들기 시작하여 저녁 무렵에는 완전히 사그라진다.
이른 아침 날이 밝기 전에 꽃잎이 피지 않은 상태의 금화규 꽃을 따서 겉 꽃받침을 제거한다. 금화규 꽃은 꽃받침이 2중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조금 두껍고 금화규 잎과 같은 짙은 초록색을 띤 곁꽃받침을 제거하면 속 꽃받침만 남는다. 73개의 새 꽃과 2개(상단 오른쪽)의 늙은 꽃(어제 핀꽃)을 따서 정리하여 보았다. 어제 피었던 늙은 꽃은 버리고 새 꽃으로만 꽃청을 만들것이다.
긴 나무젓가락으로 꽃을 집어 병 속에 10여 송이를 골고루 펼쳐놓고 설탕을 넣는다.
금화규 꽃과 설탕의 비율은 부피가 아닌 무게를 기준으로 1:1 정도로 넣기를 반복한다.
금화규 꽃 73개와 적당량의 설탕이 들어가니 2ℓ(리터) 유리병이 가득하게 되는데 이런 상태로 하루가 지나면 그러니까 내일 아침이 되면 즙이 발생하면서 1/2도 안 되게 가라앉는다. 이러한 작업을 3일 동안 계속 반복하면 병 속에 설탕으로 버무려진 꽃이 약 200여 개가 들어가고 유리병 속은 금화규 꽃이 거의 가득하게 된다.
금화규 열매 술과 꽃청.
이러한 상태로 얼마 동안을 숙성시켜야 금화규 꽃청으로서의 제맛을 낼 수 있을까. 보통 3개월 이상이면 숙성이 된다고 하니 꽃청 담그는 과정에서 탈 없이 정성껏 잘 처리되었다면 아마도 연말쯤에는 금화규 꽃청을 시음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금화규 꽃술도, 금화규 열매 술도 30도 담금주를 사용하였으니 별 탈은 없을 것 같고. 이제는 금화규 꽃 수확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오늘 아침에는 꽃 39개를 채취하였으니 말이다. 앞으로 1주일 정도 지나면 꽃은 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열매가 다 익으면 줄기와 함께 뿌리를 채취하여 건조하면 올해의 금화규 농사도 끝이 날듯하지만, 언제쯤일지는 모른다. 필자도 올해에 처음으로 금화규 20여 포기를 시험 재배하여 보는 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