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본화류
어린시절 - 이용복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아름다운 시절은 꽃잎처럼 흩어져 다시 올 수 없지만 잊을 수는 없어라
꿈이었다고 가버렸다고 안갯속이라 해도 워우워우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꿈을 짓던 시절은 눈물겹게 사라져 어느샌가 멀지만 찾아갈 수 있겠지 비가 온다고 바람 분다고 밤이 온다고 해도 워우워우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내 마음.
전국 방방곡곡에 진달래가 만발하던 시절에 진달래가 많은 제주도로 소풍(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학생들이 진달래를 보기도 전에 타고 가던 여객선이 침몰하는 사고를 당해 부모·형제는 물론이고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남쪽 진도 앞바다에서는 사고수습에 열중하고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열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어린 학생들이 많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내 것만 같고 눈사람처럼 자꾸만 커지고 싶은 어린 나이에 너무도 깊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밤이 와 무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 우리의 장래 희망이었던 어린 영령들 앞에 이 진달래꽃과 노래를 바치면서 용서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