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본화류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마 음 2015. 4. 8. 13:58

 

 

 

 

 

 

 

 

 

 

 

 

 

 

 

 

 

 

 

 

어제 느지막이 뒷동산에 고사리가 나왔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산책하러 나갔다가 고사리는 아주 조금 꺾어오고 진달래꽃만 실컷 구경하고 돌아왔었다. 대자연을 섭리하시는 신은 나에게 다시 오늘이라는 하루를 선물하셨다. 아마도 어제의 못다 이룬 일을 마무리하라고 하신듯하다. 다시금 오늘 하루를 선물 받았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아침나절에 어제 시작했던 일을 완성할 마음으로 가볍게 옷차림을 하고 뒷동산으로 오른다. 뒷동산이라고 가볍게 말을 하지만 백두대간 난함산에서 흘러내린 남쪽 능선으로 사람의 발길보다는 산짐승의 발길이 더 많은 험한 산이다. 밤사이에 멧돼지와 고라니가 먹이를 찾아 뒤집고 다닌 흔적들을 따라다니면서 두어 시간을 다닌 끝에 한 줌의 어린 고사리를 꺾었다.

 

멧돼지나 고라니의 흔적을 따라다니는 것은 멧돼지나 고라니가 고사리 새순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들의 다닌 흔적을 찾아가면 그곳에는 고사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산짐승의 흔적이 아니더라도 지난해에 자라서 말라버린 고사리의 흔적을 찾아도 되는 것이지만, 산짐승이 다닌 곳이라면 고사리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두어 시간 뒷산을 누빈 끝에 한 줌의(한 끼 조리용 분량) 고사리 새순을 꺾었으니 만족이다. 마을로 내려오면서 돌보지 않은 무덤가에 핀 할미꽃을 발견하였다. 

 

무덤가에 할미꽃이 많은 것을 보니 무덤의 주인은 할머니일까. 어린 시절 고향의 동산에서도 많이 보았던 정겨운 할미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부르던 「할미꽃」이라는 동요가 생각나기도 한다.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하하하하 우습다 졸고 있는 할미꽃 아지랑이 속에서 무슨 꿈을 꾸실까.  

 

 

 

할미꽃 白頭翁 학명 Pulsatilla koreana NAKAI.

 

한자어로는 백두옹(白頭翁)이라 하며, 학명은 Pulsatilla koreana NAKAI.이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뿌리가 굵고 흑갈색이며 윗부분에서 많은 잎이 나온다. 잎은 자루가 길고 5개의 소엽(小葉)으로 된 우상복엽(羽狀複葉)이며, 전체에 긴 백색 털이 밀생하여 흰빛이 돌지만 표면은 짙은 녹색이다. 꽃은 4∼5월에 적자색으로 피고 높이 30∼40㎝의 꽃대가 수개 나와 그 끝에 1개씩의 꽃이 밑을 향하여 달린다.

 

소포(小苞:꽃봉오리를 싸는 작은 잎)는 꽃대 윗부분에 달린다. 열매는 수과(瘦果:바짝 마른 열매)로 장란형(長卵形:긴 계란형)이며, 구형으로 집합하고, 겉에 백색 털이 있다. 이 백색 털로 덮인 열매의 모습이 할머니의 흰머리 같기 때문에 할미꽃이라 부르며, 이러한 형태적 특성에 기인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할미꽃 전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한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고 있었다. 큰 손녀는 얼굴은 예뻤으나 마음씨가 좋지 않고, 작은 손녀는 마음씨는 고왔으나 얼굴이 못생겼다. 이들은 성장하여 큰 손녀는 가까운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가게 되고 작은 손녀는 산 너머 먼 마을의 가난한 집으로 출가하게 되었다. 큰 손녀는 할머니를 마지못해 모셔갔다.

 

그러나 큰 손녀는 말뿐이고 잘 돌보지 않아 굶주리고 서러운 나머지, 할머니는 작은 손녀를 찾아 산 너머 마을로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산길을 가다가 기진맥진 더 걸을 수 없어서 작은 손녀 집을 눈앞에 두고 길가에 쓰러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뒤늦게 이 소식에 접한 작은 손녀는 달려와서 할머니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땅을 치며 슬퍼하였으며 뒷동산의 양지바른 곳에 고이 모셨다. 그 할머니의 넋이 산골짝에 피게 된 것이 할미꽃이라 한다.

 

할미꽃은 건조한 양지에 살며 우리 나라 거의 전지역에서 난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이용한다. 약성은 한(寒)하고 고(苦)하며, 해열·수렴(收斂)·소염·양혈(凉血)·살균의 효능이 알려져 있다. 신경통·혈리(血痢)·치질출혈(痔疾出血)·임파선염·월경곤란 등의 증상에 쓰이고 있다. 또, 봄 일찍이 봄소식을 전하는 식물로 동화나 시에 많이 등장하고, 소녀들은 꽃으로 족두리를 만들어 놀이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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