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마음이 지난해 봄부터 산촌캠프생활을 하면서 캠프 안에 있는 감나무 한그루에 감이 많이 열려서 지난해에는 난생처음으로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어 보겠다고 깜냥으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감을 따고 열심히 깎아서 줄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달아 놓고 1주일 동안 제주도 등산여행을 다녀왔더니만 기대하였던 곶감은 안 만들어지고 감이 썩어서 모두 버렸는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이 감으로는 곶감 만들기가 좀 어려운 감이라고 한다. 곶감을 만들기에는 감이 너무나 크고 물러서 홍시로 만들어 먹는 감이라고 하는데 이것으로 곶감을 만들어 보겠다고 설쳤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지 않은가 말이다. 이 감으로 곶감을 만들려면 인위적으로 감을 말려야 한다고 한다. 즉 건조기에서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값비싼 건조기를 구매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올해에는 감식초를 만들어 보려고 이렇게 항아리를 구매하였다.
항아리의 제조회사는 굳이 밝히지 않겠으나 사진에 제조사가 보인다. 항아리 용량은 55~60ℓ고 주둥이 지름 28cm 몸통지름 44cm 뚜껑 포함 높이 54cm 크기의 항아리를 김천시 교동 항아리 직매장에서 11만 원을 지급하고 1개를 구매하였는데 이것을 운반하느라고 택시를 이용하면서 1만 원이 더 추가되었다. 그런데 항아리 한 개로는 터무니없이 모자랄 것 같아서 추가로 더 구매하려고 하다가 인터넷에서도 이런 큰 항아리를 구매할 수 있는지 검색하여 보니 동일회사의 동일제품 가격이 9만 원이고 이 용량의 크기까지는 택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두 개를 추가 구매하여 항아리 3개가 되었다. 가정에서 감식초를 만든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고 또한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일인데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는 필자의 애칭은 파란마음이다. 무모하게도 완전초보자가 3개의 항아리를 거금을 주고 구매하고 여기에 감을 넣어서 감식초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감식초를 만드는 과정을 검색하여 보니 어려운 것은 아니나 발효와 숙성이 잘되어 감식초가 되기도 하고 잘못되면 썩은 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감식초를 만들면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 썩어서 버리게 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연한 자연조건이 맞지 않아서 감식초가 안 되는 것이겠지만, 그것을 누가 알고 있겠는가. 항아리는 불가마에서 나온 이후로 단 한 차례도 사용한 것이 아니기에 깨끗한 수건으로 닦고 잘 말린 다음에 깨끗이 손질한 감을 차곡차곡 집어넣고 밀봉하여 두면 자연발효가 되는데 약 6개월 이상이고 6개월이 지나면 채에 걸러서 감 꼭지와 감 씨를 분리해내고 다시 6개월 이상을 숙성시켜야 겨우 감식초 맛이 난다는데 제대로 된 감식초를 맛보려면 2년을 숙성시켜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긴 여정을 거처야 감식초가 된다는데 아무리 시험 삼아서 한번 해보는 것일망정 조금 하기는 시간이 아까워 항아리 3개를 구매하게 된 것이니 무모하다고만 핀잔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이 열린 감을 이웃에게도 나누어주고 아직 따지 않은 감도 많은데 이미 따놓은 감을 주체하기도 어렵고 하여 항아리 3개를 구매하게 된 것이다. 감을 따고 최대한으로 깨끗하게 손질한 감을 한 항아리에 약 220개씩 정성껏 넣고 밀봉하여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두었으니 필자가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게 최상의 자연환경의 힘을 받아 좋은 감식초로 변화하는 날을 기다릴 뿐이다. 둘 중의 하나가 되겠지. 감이 썩어서 다시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좋은 감식초가 만들어지거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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