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는 어느 아저씨가 섬마을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른아침부터 서둘러 버스를 타고 열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시 배를 타고 섬마을로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바닷물이 썰물로 너무나 많이 빠져나가서 배가 운항을 못한답니다. 배가 다시금 운항을 하려면 13시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시각은 11시니까 2시간을 기다려야 배가 운항을 할 수 있다네요.
선착장에서보니 저편의 가려는 작은 섬은 거리상으로 1km도 채 안되는 지척에 있어 배가 방향을 돌려 5분만 운항을하면 닿는데 바닷물이 빠져나가서 운항을 할 수 없다니.... 수영을 할 줄 안다면 한강을 건너는 것보다도 가까운 거리인데 수영을하여 건너갈 수 있는 장소도 아니고 뿐만아니라 아저씨는 수영도 할 줄 모르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습니다.
밀물 때에는 이렇게 갯펄이 드러나지 않고 바닷물로 가득한 곳인데 저 멀리까지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배를 타려면 2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갯펄로 들어가 서투른 솜씨로 바닷가 바위틈애 다닥다닥붙어있는 굴을 딴다고 작은 돌덩이를 들고 굴을 내려쳐봅니다. 굴을그렇게 돌로 내리쳐서야 어디 굴이 남아나겠습니까. 바위에 딱 달라붙어 있는 굴을 따서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어디가 입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섬사람들은 작은 도구로 잘도 까내는 모습을 tv를 통해서 보았는데 육지인들은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몇번 하다보니 조금은 요령이 생겨 굴을 까서 입에 넣어봅니다. 소금기가 밴 굴은 입안에서 짭짤한 맛을 내면서 굴 특유의 향기를 풍기는게 재법이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굴과함께 곁들여야 하는게 있는데 그게 소주나 막걸리여야 하겠지요. 그런데 소주나 막걸리를 준비하지 않았으니 굴을 몇개 까서 먹다보니 입안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고 더는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집니다.
자연은 아니 바다는 참으로 신기합니다. 그 많던 바닷물이 도대체 어디로 마실을 나갔단말입니까. 어디로 마실을 나갔다가 때가되면 다시 돌아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썰물이라고 한답니다. 사람들이 어떤 공연장에 운집하여 있다가 공연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을 비유하여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그 많던 바닷물이 어디로 빠져나가고 시커먼 갯펄만 드러나 있습니다.
썰물로 인하여 바다의 갯펄이 드러나면 어촌사람들은 갯펄에서 바위에 붙은 미역이나 다시마 혹은 굴도 따고 조개나 바지락같은 것도 줍고 낙지나 갯지렁이같은 것들도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데 활용합니다. 농부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 논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김을메고 병충해를 막기위해서 농약도 살포하고 하는 등 여러가지 투자를 많이 하는데 바닷가의 어부들은 갯펄에서 이러한 수고를 하지 않아도 많은 것들을 수확할 수 있으니 농부보다 어부가 수입면에서 훨씬 더 좋은것 같아요.
서울의 아저씨도 기다리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바닷가 바위벽에 붙은 굴을 따서 까보기도 하고 짭잘한 굴맛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굴을따는 것보다는 그저 이곳저곳 살피면서 구경하는게 더 좋습니다. 바닷가 풍경사진도 촬영하여 보기도 하면서 2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장비가 없는 굴까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날까로운 굴겁질에 손을 베어 피가 나오기도 합니다. 굴까기는 아무나 하나......
저 시커먼 갯펄에는 신기하게도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질좋은 갯펄로는 머드팩을 만들어 미인을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새발낙지도 살고 쭈꾸미도 살고 갯지렁이도 살고 맛이며 꼬막이며 대합이며 하여튼 많은 식용생물들이 숨어살고 있습니다.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는 먹거리가 풍부한 화수분같은 보물창고나 다름없습니다.
이 여인도 갯펄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군요.
서투른 솜씨로 굴을 까면서 날가로운 굴껍질에 손을 베기도 하면서 짭짤한 굴맛도 보면서 사진도 촬영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가네요. 썰물따라 멀리 마실나갔던 바닷물이 들어옵니다. 썰물따라 나갔던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는 것을 밀물이라고 한답니다. 사람들이 한곳에 많이 모여드는것을 광경을 비유하여 밀물처럼 모여든다고 하지요. 바로 나갓던 바닷물이 들어오는것을 밀물이라고 하는데 밀물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게 밀려옵니다. 바닷물이 바져나가 갯펄이 보이던 곳에 바닷물이 들어옵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서 운항을 할 수 없었던 배가 밀물따라 바닷물이 들어오고 수심이 깊어지자 배가 움직이고 사람도 싣고 차량도 싣고 운항준비에 바쁩니다. 1km남짓한 거리를 왕복하는데 일반인은 3,000원이고 승용차는 배기량에 따라서 20,000원부터 이고 레미콘트럭은 150,000원 40톤 대형 덤프트럭은 180,000원이네요. 배를 탈때에 왕복요금을 내기 때문에 나올 때에는 요금을 신경쓰지 않고 배를타면됩니다. 객지사람들이니 언젠가는 나오게 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왕복요금을 징수하고 나오든지 말든지 하라는것인가요..ㅎㅎㅎ,,,
배를 탔는가 하고 잠시 머뭇거리면 배가 목적지에 다달았다고 하선을 하라고 합니다. 지척인거리지만 다리가 없어 배를 이용해야만하기 때문에 이내 목적지에 도달하는것입니다. 새만금같은 수십km의 방파제도 쌓는데 여기는 1km정도밖에 안되니 방파제를 쌓거나 교량을 설치하여도 그리 오랜시일이 걸리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파제나 교량을 설치한다면 저 배는 무엇을 하면서 생게를 유지하나... 저 배의 운항수입이 만만치가 않은데... 방파제 쌓지말고 이 상태로 계속 운항하여야 밥줄이 안전한데.....서울아저씨! 괜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잠시동안이지만 배를타고 바다를 건너 목적지에 다다라 배에서 내려서 산으로 올라갑니다. 나즈막한 산이지만 산에 오르면 아래로는 파란바다가 보이고 산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겨옵니다. 산을 즐겨오르는 사람들이 항상 느끼는 그런 산내음이지요. 계절이 계절인지라 산에는 각종 열매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붉게 익어가는 망개나무열매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좋습니다.
서울아저씨가 섬에 갔는데 산에만 있으면 재미가 덜하지요. 섬에는 산도 있고 해안가 풍경도 멋진곳이니까 이제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닌 시간으로 바닷가에도 내려가 봅니다. 해안가에는 까칠까칠한 바윗돌이 있는가 하면 파도에 닳고닳아 반질반질하게 변한 돌들이 많습니다. 돌을 주어모아 수집하는 사람을 일러 수석애호가라고 하는데 돌 하나에 표현되는 아름다운 형상이 화가의 그림보다 아름답고 조각가의 조각상보다 더 아름다운 돌이 있습니다. 서울아저씨도 멋진 돌하나 주우려고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지만 문외한의 눈에는 보이지 않네요. 수석은 아무나 찾나....
바다에는 고기잡는 배도 있고 관광을 즐기기 위한 배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닷가의 크고작은 돌에는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어릴적 부르던 동요가 생각납니다. 섬마을 바닷가에서 살지 않아서 엄마가 굴을따러 가지 않으시고 우리 엄마는 논밭으로 김메러 나가셨다가 해가 저물면 들어오셨습니다.
바닷물이 빠져서 옴작달싹 못하던 저 배는 이제 살판난듯이 섬과섬 사이를 왕래하면서 사람과 차량들을 실어나르기에 바쁩니다. 우리가 마음이 연약한 사람을 일러 물같은 사람이라고 하고 심지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을 물대통령이라고도 부르는 악담을 퍼붇기도 하면서 살았습니다만 물이라는게 대단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저 커다란 배를 움직이지 못하게도 하고 많은 사람들과 차량들을 싣고 제멋대로 왔다리갔다리 할 수 있도록하니 물이 물이 아니라 천하장사나 다름없습니다. 아니네요. 천하장사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는 물이네요.
파도여 파도여 부서져라~ 세상사람들이 모두 잠을 자도 파도는 한시도 잠들지 않고 찰삭찰삭 항상 바닷가 바위들을 들볶아댑니다. 작은 돌들이 파도에 밀려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하면서 맹글맹글 아름답게 깎입니다. 우리나라 여러 바닷가에는 지역에 따라서 특유의 돌들이 있는데 검은 돌은 흑돌이라고 하기도 하고 콩알처럼 작고 동그렇게 생겨써 콩돌이라고 부르기도 하고...그런가하면 바닷가 돌맹이 하나도 다른곳으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익점이 붓뚜겅속에 목화씨앗을 숨겨 들어왔듯이 돌맹이 하나쯤 가져오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두개는 못가져오랴....그런대 이곳에서는 제 마음에드는 돌맹이를 발견하지 못하였네요.
태양을 앞에두고 바닷가를 바라보면 바다가 푸르게 보이지 않고 바다가 하얗게 반짝반짝 빛을 발합니다. 보는 사람의 눈이 부시도록 하얀바다가 펼쳐집니다. 아~ 바다가 이렇게 하얗게 변하기도 하는구나.... 서울아저씨는 이제서야 바다가 하얗게도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런 바보같은 아저씨같으니라고........
바보같은 서울아저씨!
바닷물이 파도가 되어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모습을 촬영한다고 한참동안을 엎드려 찰칵찰칵하고 있더니만 겨우 이정도밖에는 안되남. 미니카메라로 이정도면 잘 포착한거 아닌감요. 별걸 다 트집이야....멋지기만 하구만은....
거센 바람이 바닷물을 파도로 만들어 해안가의 바위벽을 허물고 이처럼 아름다운 조각작품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이 조각작품은 완성된게 아니라 미완성으로 앞으로도 계속하여 조각작품작업이 진행될것입니다. 지금은 이러한 형상이지만 내일이면 혹은 모래면 어떠한 형상의 조각작품으로 변하게 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조각가에게 물어도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보고 느끼고 하면서 스스로 알게 될것입니다. 이보다 더 멋진 조각작품이 될지 아니면 더 못한 조각작품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 많은 굴껍질은 누가 다 까먹은 것일까요. 사람은 살아있을 때에는 신수가 훤하다가도 죽으면 검게 되는데 굴껍질은 살아있을 때에는 검고 보기싫은게 사실인데 죽고나서는 이처럼 하얗게 되니 왠일일까요. 굴껍질 하나하나가 진주처럼 아름답습니다.
진주같이 아름다운 굴껍질위에 고운 단풍잎이 살포시 떨어져 겯들여지니 더욱 운치가 있는 자연작품이 되는군요.
종일 바닷가에서 굴을 따던 어느 어민은 이제 해가 저물어 가면서 집으로갈 채비를 하는가 봅니다. 굴 많이 따셨나요. 어느 할머니 한분은 오전에 굴을따서 어는 관광객에게 3만원을 받고 팔고 다시 조금 딴 굴을 2만원을 받아야 한다 하는데 어느 관광객이 1만3천원만 내밀면서 흥정을 하다가 이어코 1만3천원을 내어주고는 가져갔습니다. 연세 많으신 할머님께서 오전중에 3시간 정도 굴을 따서 4만3천원을 벌었으니 이 돈으로 할머니 용돈쓰시겠네요. 할머니 건강하십시오.
이제는 서울아저씨도 집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바닷가에서 굴도 따서 맛을보고 산에도 올라보고 예쁜 망개덩굴 열매도 보고 바닷가에서 굴껍질을 가지고 놀아도 보았으니 즐거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너도 나도 모두 제 집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람도 배를 향하여 걷고 차량도 배를 향하여 굴러가는군요. 예기치 못한 바닷물의 조화로 예상했던 관광을 제대로 다하지는 못하였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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