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젯밤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하는데 비 답지 않게 조금씩 내린다. 이렇게 조금씩 오랫동안 질금질금 내리는 비가 장맛비다. 그렇다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장대비처럼 폭우로 쏟아져서 농작물을 망가트리고 가옥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도 오전 내내 비가 조금씩 내리다가 오후에 들어서면서 비가 그치고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는 듯하였다. 그래서 15시가 조금 넘어서 안산으로 산책하러 나간다. 오늘 오후에는 전혀 비가 내릴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아 비닐로 만든 합죽선 부채 하나 들고 작은 밸트섹을 허리에 차고 그 속에 미니카메라와 휴대전화기(핸드폰)을 넣고 길을 나섰다.
늘 다니던 산책길을 택하여 안산 한 바퀴 길게 돌면 2시간 정도 걸리는 산책길이다. 며칠 동안 안산에 올라가 보지 않고 있다가 오늘 올라가 보니 안산 자락길 만드느라고 여기저기 길을 넓혀놓은 게 보인다. 안산 무장애 자락길은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크게 불편함 없이 안산을 걷고 휠체어를 이용해서도 안산을 즐길 수 있도록 편안한 등산로를 만드는 작업이다. 현재 1.2차 공사가 완료되어 많은 구간이 완공되었고 지금 3차 공사가 진행 중인 듯하다. 이런저런 생각 속에 금화터널 위 전망대에 이르렀는데 서쪽에서 검은 구름이 밀려오더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조금씩 내리는 가랑비여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계속 진행하는데 이게 아닌듯하다. 빗방울도 점점 굵어지고 사람이 비를 맞는 것은 무더운 날씨인데 비 좀 맞으면 시원하고 좋겠지 뭐. 옛날 어릴적에는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부러 밖에 나가 비를 맞으면서 좋아라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맞게 된 비가 뭐 대수인가.
하지만 얇은 천으로 만들어진 밸트섹 안에 들어있는 미니카메라가 비에 젖으면 어쩌지! 그래 그게 있다. 얼굴에 땀이 나면 닦으려고 함께 넣은 작은 수건이 있다. 그것으로 미니카메라를 감싸 섹주머니 안에 집어넣고 벨트섹이 옆구리 방향으로 오게 메니까 비가 덜 맞는 것 같다. 안산을 돌아오는 길에 들으려고 해서 들은 것은 아니지만 만나게 된 아주머니 두 분의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하루라도 이 안산의 자락길을 걷지 않으면 몸이 개운하지 않아서 하루에 꼭 한 번씩은 이 길을 걷는다고 한다. 참 좋은 건강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산이 없어 비를 맞은 강아지꼴이 되어 집에 돌아왔지만, 그 두 분 여성의 대화에서 들은 것처럼 안산을 한 바퀴 돌아오니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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