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환종주 2일차 (만어산- 구천산- 금오산- 배태고개)
5월 15일 새벽 2시경에 일어나 밖으로 나와 밤하늘을 보니 달은 휘영청 밝고 별이 총총하고 맑았습니다. 내일은 좋은 날씨 속에 등산이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마음에 기분도 좋습니다. 다시 텐트 안으로 들어와 누워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고 뒤척이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잠결에도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소리일까? 분명 텐트 위로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에도 그렇게 맑았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다니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변덕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5시가 가까워져 오는 시간인데 웬 비가 내리나. 오늘의 일정에도 문제가 있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지금처럼 비가 계속하여 내린다면 아예 출발을 안 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날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비가 그치면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이 불어주어서 나뭇잎에 내린 빗방울이 쉽게 마르게 되어 걷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아침에 비가 조금 내린 관계로 7시가 다 되어서 만어산을 출발하여 금오산 방향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다시 한 번 진행방향을 살펴봅니다. 만어산에서 보는 금오산은 눈으로 보기에도 멀리 보입니다. 그러나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은 곧 금오산을 내 발 아래에 두게 될 것입니다.
밀양 만어 -10 이라는 표지목을 마지막으로 만어산을 뒤로하고 금오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이곳에도 사찰을 지으려는가 봅니다. 터를 닦아놓았네요.
이정표가 없는 만어산에서 금오산으로 가면서 갈림길이 나왔는데 정상적인 길을 가지 못하고 길을 잘못 찾아들어서 500여 미터를 가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갈림길에 이정표는 없다고 이미 앞에서 언급하였고 앞선 등반자의 리본을 보고 판단하는데 거의 비슷하게 매달린 리본으로 판단하기도 어려워서 초행자에게는 실수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나이 탓도 있는가 봅니다. 판단이 느려지고 흐려집니다.
만어산의 바윗덩이는 좀 특이합니다. 모나지 않은 바위가 많은데 바위표면은 외형상으로는 매끄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끄럽지 않고 까칠까칠한 표면을 갖고 있습니다.
임도 옆으로 건축양식은 다르지만 최근에 신축한 사찰같습니다.
감물리 고개. 임도가 계속 이어지는데 여기 오른쪽은 아스팔트 포장이 완료되어 있습니다. 지도상에서 보면 도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최근에 감물리고개 도로를 연결하는가 봅니다. 옹벽을 넘어서 산으로 진입합니다.
소나무에 걸려있는 산사랑 간이 이정표.
감물리 고개를 지나니 왼쪽으로 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키가 큰 나무는 허리가 꺾이고...
이곳 삼거리길에도 아무런 표지가 없지만, 거리상으로나 느낌으로는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이 구천산으로 가는 등산로 같았습니다. 영남알프스 환종주길에서 구천산이 1km 정도 떨어져 있으나 구천산을 들러보고 가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다시 오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번에 들러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되지 않을까 싶어 꼭 들러서 구경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구천산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구천산 정상은 매우 가파른 바위산으로 되어 있는데 주변에는 산불이 발생하였었는지 나무가 불에 타 모두 죽은 고사목 지대가 되어 있었습니다. 등산객들의 부주의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산불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수십년 동안 공들여 가꾼 숲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산불로 인해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이렇게 처참하게 되었습니다.
구천산 정상 바위의 소나무 한그루. 다행히도 구천산의 상징처럼 된 이 소나무는 화마를 피했는지 건재합니다. 다행입니다.
구천산에서 본 금오산 방향.
구천산을 다시 내려와 금오산으로 향합니다.
당고개. 정자나무가 있는 당고개로 밭 아래로는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정자나무. 이곳에서부터 금오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당고개 정자나무.
정자나무 옆의 도로표지를 보니 용소길입니다.
이곳 정자나무 아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금오산으로 오릅니다.
두번째 당고개.
두번째 당고개의 저기 승용차 주인을 금오산 지나 바로 앞의 작은 매봉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만났습니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두번째 당고게 공터에 금오산 0.54km라는 이정표가 하나 서 있더군요.
금오산 정상 방향입니다.
금오산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어산 구천산 방향.
금오산 정상. 금오산이 대구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밀양에도 금오산이 있네요. 760.5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6리터 이상의 식수와 함께 약 20kg의 배낭을 질머지고 가는 금오산은 무거운 발걸음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비가 내리던 것과는 다르게 햋볕이 쨍쨍내려쬡니다. 현재시간은 11시 06분.
금오산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서 그늘에 들어가 점심도 해결하고 쉬었다가 11시 45분 금오산을 내려갑니다.
금오산에서 지도상의 매봉은 거리가 먼데 여기 이정표에는 0.87km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가리키는 매봉은 금오산 바로 옆의 565m 매봉을 말하는 것이더군요.
만어산과 구천산 방향을 돌아봅니다.
금오산을 내려와 매봉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금 가파른 매봉길을 오르게 됩니다.
매봉 정상 방향. 바위산입니다.
매봉 바위벽을 끼고 오릅니다. 매우 가파르고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위의 매봉을 힘들게 오르고 내려와 큰 매봉으로 가기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던 시간이였는데 금오산 입구 임도 공터까지 승용차로 올라와서 차를 세워두고 금오산과 큰 매봉까지 갔디가 올라오는 등산객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참으로 반갑더군요. 이분에게서 달콤한 드롭프스를 일곱개나 얻었네요.
큰 매봉 표지석. 표지석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주변의 작은 돌 하나를 반듯이 세우고 매직팬으로 매봉이라고 써놓았습니다. 글씨가 보이기나 하나요.
매봉 표지석 위의 나무에 이렇게 써있습니다.
매봉 지점의 삼각점.
곤충들도 짝짓기를 하고...
배태고개 배내골. 오른쪽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이곳으로 내려오기 직전에 보니 시내버스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한 거 같습니다. 원래 계획은 2박 3일 일정으로 나왔는데 날씨도 무덥고 지친 것도 같아 여기까지만 하고 오늘부로 백두대간 입산금지도 마지막으로 내일부터는 풀리는데 며칠 쉬었다가 백두대간 종주를 완료하고 나서 다음에 이어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배낭에서 식수를 꺼내어 맹물로 머리를 감고 얼굴도 씻고 시내버스가 지나 가기를 기다리는데 시내버스는 원동역에서 어영동을 오가는 버스로 하루에 9회를 운행한다고 합니다. 무궁화호가 원동역에서 16시 46분 출발하여 18시 59분 정시시간보다 10분 정도 지연되어 김천역에 도착합니다. 2시간 걸립니다.
원동역구내 화단에서 꽃구경도 하고
원동역에서 부산 방향으로 달리는 기차.
부산방향에서 서울 방향으로 올라오는 기차를 타고 김천 베이스켐프로...
'김천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어산(萬漁山) (0) | 2014.05.18 |
---|---|
산성산(山城山) (0) | 2014.05.18 |
영남알프스 환종주 (활성동 마을- 산성산- 만어산) (0) | 2014.05.16 |
우두산 수림속의 바위전시장 풍경 (0) | 2014.05.13 |
우두산 의상봉 장군봉 (0) | 201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