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잡초가 먼저

마 음 2015. 4. 17. 18:15

 

 

 

 

 

지난해 이맘때부터 산촌 마을에 들어와 살다가 올해에는 농부흉내를 내어 보겠다고 밭을 일구어놓고 바로 농작물 씨앗을 파종하기가 이르다는 생각에 며칠 동안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가 늦게 농작물 씨앗을 파종하였더니 농작물 씨앗이 나오기도 전에 잡초가 먼저 나왔다. 억센 잡초는 모두 괭이로 캐서 제거하였기 때문에 보이지를 않는데 땅속에 잡초 씨앗이 떨어져 있었던 이름도 모를 잡초가 이처럼 무성하게 올라오고 있다. 이것들을 제거하려고 해도 지금은 할 수가 없다. 농작물 씨앗이 인제야 뿌리를 내렸고 아직 땅 위로 떡잎도 나오지 않고 있으니 함부로 손을 댈 수가 없다. 좀 더 기다렸다가 농작물 씨앗이 움터서 땅 위로 솟아오른 다음에나 이놈들을 제거하여야 한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고 농사를 지어보려고 하였더니 이런 모습이 되었다.

 

부지런도 탈이런가. 밭을 너무 일찍 일구어놓아서 생긴 일이다. 이곳 진짜배기 농부는 인제야 밭을 일궈 바로 농작물 씨앗을 파종한다. 그리고 모두 검은 비닐 덮개를 씌워버린다. 그러면 김매기 같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병충해 방제를 위해서 농약이나 두어 번 살포하면 더는 손을 쓰지 않고 수확 철을 기다리면 되는 것인데 농부흉내 내려는 파란마음은 이 모양을 만들어 놓고 말았다. 허허 참! 저만치에서 허수아비가 나를 보고 웃고 있는듯하다. 여기 밭에 나 있는 잡초이름이 무엇인지 두 가지만 알려주면 가을에 커다란 늙은호박(청둥호박) 한 덩이를 택배로 보내드리지요.  

 

 

 

잡초 -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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