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한 끼 식사에 목숨을 걸지 마라

마 음 2015. 7. 24. 18:44

 

 

 

 

 

 

 

 

 

 

 

 

 

 

 

 

 

 

 

 

 

 

 

 

 

 

한 끼 식사에 목숨을 걸지 마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장마로 여기저기 비가 오는 지역이 많은가 본데 이곳은 어제 점심 무렵 10여 분 동안 비가 조금 내리고는 오늘도 비는 내리지 않고 하늘만 찌뿌둥하다. 점심을 먹은 후에 날씨도 후텁지근하여 캠프 앞 의자에 앉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앞산을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오른쪽 발 장딴지에서 순간적으로 따끔한 아픔이 전달되어 오는 것을 느끼고 장딴지를 내려다보니 까만 모기 한 마리가 달라붙어서 나의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피를 빨고 있었다. 나쁜 놈 같으니라고! 나의 생명의 피(혈액형 O형)를 허락도 없이 수혈해 가려는 흡혈귀 같은 놈. 벌건 대낮에 참으로 겁이 없어도 너무 없고 무모한 짓을 하고 있구나.

 

그동안 수없이 이런 일을 당하면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말도 못하고 지내왔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찾아온 겁없는 불청객. 요즘 모기나 작은 하루살이(날파리)에 물리면 24시간 동안 매우 가려움증과 함께 살갗이 부어오르고 25시간째부터는 조금씩 부어오른 게 가라앉으면서 발갛게 반점이 생기면서 가려움이 며칠 동안 계속되는 괴로움을 당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곳 농부들은 논밭에서 작업할 때는 반소매 반바지가 아닌 긴소매와 긴 바지를 입고 일하는 것을 본다. 나 역시도 밭으로 작업을 나갈 때는 긴 바지에 긴소매의 옷을 입고 일을 하게 되니 더위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참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래도 얼굴이나 목 부위에는 사정없이 달려들어 기회만 되면 피를 빨아먹고 달아난다.

 

내가 아무리 왜소한 체격이라고 해도 몸무게가 57kg으로 서울에 있을 때보다 2kg 정도 늘었다. 아마도 서울에 있을 때보다 등산을 안 하므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기껏 해봐야 0.1g도 채 안 되는 모기나 작은 하루살이에게 수모를 당한다는 게 영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다. 몸무게로 따지자면 비교하려야 비교할 수도 없는 작은 모기에게 번번이 수모를 당하기 그 몇 번이었더냐. 어이가 없어도 너무나 어이가 없는 수모를 당하고만 있었는데 오늘은 그 앙갚음을 해야 하겠다. 오늘은 작업하고 있는 게 아니고 합죽선을 손에 들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니 어디 한번 너도 당해봐라.

 

이번만큼은 너를 죽여 그동안의 당한 앙갚음을 해야 하겠다. 나는 조용히 휴식 중이고 나의 손에는 강력한 무기가 들려있으니 너를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네가 한번 당해봐라. 조용히 합죽선 부챗살을 한데 모아 잡고 장딴지에 달라붙어서 정신없이 피를 빨고 있는 흡혈귀를 향해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내리쳤다. 부채 탁! 모기 캑! 부채 탁! 하는 소리는 들렸는데 모기 캑! 하는 소리가 들렸는지 안 들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부챗살에 압사된 모기의 사체를 보면서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즐겁고 재미있는 꿀맛이다. 하하하... 모기는 약 2,500종(種)이 있고, 암컷이 피를 좋아하는 흡혈(吸血) 습성 때문이며, 황열병·말라리아·사상충증(症)·뎅기열(熱) 같은 심각한 질병을 옮긴다고 한다. 모기야~ 상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덤벼야지. 한 끼 식사에 목숨을 걸어서야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