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무더위와 함께 무성함을 자랑하던 시절도 흐르는 시간을 거스르지 못 한체 불과 육 개월의 시차 때문에 매서운 한파와 함께 이처럼 애처로운 모습의 나목으로 변해버리는 나무처럼 우리 인간의 삶도 감단지몽(邯鄲之夢)과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무덥다고 땀을 흘리면서 나무 그늘에 앉아 부채질하며 지내던 시절이 얼마나 되었다고 이처럼 매서운 한파에 두꺼운 옷을 입고서도 밖에 나서는 것이 꺼려지는 것인지. 이러한 시간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지나온 옛시간을 되돌아보면 나의 어린 시절도 엊그제만 같은데 오늘은 중늙은이의 대열에 편승하였다는 생각에 이것이 결코 꿈같은 현실임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그저 담담함에서 필부의 감단지몽이라 여기며 추운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다.
나목 - 유갑순
입고 있던 옷을 바람에게 다 주고 홀로서는 겨울나무야 너를 보면 고향의 늙은 어머니 모습 그 얼굴이 생각난다
헐벗은 세월 자식을 위해 당신 삶을 모두 바치고 가을단풍잎처럼 타다가 나목이된 어머니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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