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삶이 그대를 속일자라도

마 음 2018. 6. 30. 23:42




캠프에서 30여 미터 떨어진 밭에 처음으로 시험 재배하는 슈퍼 아피오스. 슈퍼 아피오스(인디언감자)는 줄기에서 꽃이 피지 않는다. 그러나 맛은 일반 아피오스보다 더 좋다.



 





이전 게시글에서 설명한 시험재배 중인 일반 아피오스 줄기에는 예쁜 꽃들이 많이 핀다. 꽃송이에 작은 꽃들이 붙어서 아래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면서 피는 모습인데 칡꽃을 닮기도 하고 루피너스를 닮은듯하다. 



  


옥수수는 처음 씨앗을 파종하였을 때에는 봄비가 조금씩이나마 몇 차례 내려서 발아도 잘되고 잘 자랐었는데 이후에 계속된 가뭄으로 키가 자라지 못하고 있어 40cm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번에 흡족한 비가 내리기는 하였는데 열매가 맺어 옥수수 맛을 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초석잠(석잠풀)은 가뭄에도 잘 견디는 식물이다. 심어놓고 잡초제거 외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식물이다. 또한 가을이면 수확량도 많은 유익한 약용식물이다.



    


지난번에(6월 11일) 고구마순이 모자라 남겨놓은 두렁에 이번에 비가 내려서 제일 먼저 심은(5월 6일) 고구마순을 잘라서 20여 개를 심었다. 심고 나서도 오늘까지 장맛비가 자주 내려서 잘 자랄 것으로 여겨진다. 제일 먼저 심은 고구마순에서는 가뭄을 잘 이겨내고 뿌리 끝에는 작은 고구마가 맺히기 시작할 터인데 이것은 아직 뿌리도 내리지 못한 상태지만 가을이면 고구마는 맺을 것으로 여겨진다.



  


6월 11일 심은 고구마 줄기는 몇 차례 물을 주면서 겨우 살려놓았는데 이번 장마에 비를 흠뻑 머금으면서 생기를 되찾았다.



 


5월 6일 심은 고구마 줄기. 수분보호와 잡초방지용 비닐 바닥 덮기를 하지 않아서 잘 자라지는 못하였지만, 가뭄을 잘 이겨냈고 이번에 생명수를 많이 흡수하였으니 가을의 수확이 기대된다. 물론 수확 철 멧돼지의 습격을 잘 막았을 때의 희망 사항이다. 





밭 주변 일부분에는 인근 산에서 오래전에 발생한 산불피해로 죽은 노간주나무를 캐어다가 심고 그 아래에 부르는 이름도 많은(줄콩. 덩굴콩. 울타리콩 등) 콩을 심어 죽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도록 하였다. 울타리콩은 일반 콩과는 달리 나무를 타고 올라가면서 곁가지를 많이 만들기 때문에 수확량도 많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맛도 좋은 콩이다. 뒤의 커다란 나무는 수령 400여 년생의 느티나무로 김천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감자는 지난 3월 29일 심어서 엊그제 장맛비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하였다. 감자 열매가 한창 성장할 무렵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작황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약 30kg 정도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으니 감사하다. 요즘 감자를 쪄서 먹기도 하고 된장국도 끓여 먹는데 참 맛이 좋다. 특히 쪄서 먹을 때가 입맛을 당기게 하고 감사의 웃음을 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씨감자를 18,000원에 구매하여 심었으니 노동력을 제외하고서라도 겨우 적자는 면한 셈이다. 하하하... 



    


강낭콩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서는 유월경에 수확한다고 유두콩이라고 부른다. 이 유두콩 역시 처음 파종 때에는 잘 자라다가 가뭄에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게 태반인데 이것은 그래도 생육환경이 조금 좋아서 이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햇강낭콩을 넣어 밥을 지어 먹으면 꿀맛이다. 콩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는 강낭콩을 좋아한다.



    

      



이제는 밭에서 내려와 캠프의 환경이다. 캠프 대문 앞에서 들여다본 캠프 마당이다. 이것저것 두서없이 되는대로 심었다. 좀 어지러운 상태지만 환경이 허락하는 대로 만들어 심어본 것이다. 상추는 이미 수확이 끝나 제거하였고 더위가 조금 누그러들 8월 중순쯤에 무 배추 홍당무 등 가을 채소를 심어볼 예정이다. 아슈와간다 금화규 오크라 등을 비롯하여 현재 30여 종류 이상의 식물이 심어져 자라고 있다.








메리골드꽃도 한 포기 심고




옥수수 호박 오이도 한 포기 심고 



  


토란과 가지도 심고






고추도 4포기 심었다.





고추가 주렁주렁 많이 열렸다. 풋고추를 하나씩 따먹기 위해서 심은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이 열려서 발갛게 익을 거 같다.



 


해바라기도 6포기 심었고 와송과 부추밭에는 개똥참외 싹이 나와서 그대로 두었다. 와송은 일정크기로 자라는대로 잘라서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서 마시면 좋다고   





아욱밭에도 개똥참외 새싹이 나와서 그대로 두고 길러보는 것이다. 





일부 와송이 식용단계로 자랐다. 와송은 추위에도 강하여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뿌리가 잘리고 며칠 동안 마른땅에서도 말라죽지 않고 살아나는 생명력이 매우 질긴 식물이다.



    


긴 줄기의 나리도 2포기가 꽃봉오리를 보여주고 있다.





감나무에는 작은 감이 주렁주렁





돌절구라고 할 수는 없는 작은 학독이라는 말이 맞을듯하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이렇게 시작하는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로 푸시킨의 시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의 삶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잘 표현한 시의 한 구절이 아닌가 여겨진다. 각종 농작물을 조금씩 심어놓고 농부 흉내 내기 하는 가짜농부 필자와 농업이 전업인 진짜배기 농부의 심정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면서도 또한 그 속에서 삶의 진미가 숨어있음을 실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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