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차.
허리, 다리 약한 사람에게 효과적!
예로부터 모과는 향기와 빛깔은 좋으나 맛을 보면 시고 떫어서 식용으로는 부적합하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모과는 신맛은 기운이 탈진된 것과 근육이 이완된 것 등의 허탈상태를 모아 들이는 수렴작용을 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토사관란증(음식에 체하여 토하고 설사를 하는 급성 위장병) 각기병 근육통 관절염 신경통 등에 좋은 약재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아울러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작용도 있어 잘 익은 모과를 얇게 썰어 말려서 매일 달여 마시면 진해 거담 페렴 기관지염 등에 효혐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모과에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는 것이 알려짐으로써 피부미용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지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또는 심한 열병이나 발열이 있을 때, 열로 인하여 소변이 붉게 나오고 양이 적을 때는 삼가는 것이 좋다. 효능상으로 볼 때 두충보다 약하지만 색과 맛 그리고 향기는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
흠집이 없고 매끈하게 잘 생긴 것을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뒤 4~6등분해 속을 꺼낸다. 2mm 가량의 두께로 얇게 썰어 말려 두었다가 생강 한쪽을 같이 넣어 끓이면 홍차빛을 띤 차가 된다. 또 말리지 않은 모과를 얇게 썰은 다음 살짝 삶아 꿀이나 설탕에 1개월 정도 절이면 모과청이 된다. 이때는 모과와 설탕의 비율이 2:8정도로 설탕을 많이 넣어야 제 맛이 변하지 않는다. 찻잔에 모과청 2큰술을 넣고 끓는 물 1컵을 부은 뒤 유자를 조금 띄우면 맛이 좋다. 물론 잣과 대추를 띄워 마시면 더욱 맛이 좋다.
목 뻐근할 때는 모과차가 효과적
모과는 가을에 흔한 과일인데 처음 모과를 보는 사람은 네 번 놀란다고 한다. 첫째는 못생긴 외형에 놀라고, 두 번째는 모과의 향기에 놀라고, 세 번째는 맛을 보고 놀라고, 마지막으로 맛이 고약한 모과가 한약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는 데 놀란다는 것이다.
옛날에 어떤 선승이 산길을 가다가 작은 통나무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그 다리 중간쯤에 큰 구렁이가 한 마리 똬리를 틀고 금방 스님에게 달려들 듯 독을 쏘고 있었다. 스님은 할 수 없이 눈을 감고 일념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바람도 불지 않는 잠잠한 날인데도 다리 위에 길게 가지를 뻗고 있던 굵은 모과 열매 하나가 떨어져서 뱀의 머리를 맞추어 뱀은 다리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스님은 무사히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선승을 잘 보호한 공으로 그 후부터 모과는 "성호과"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모과에는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위장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약성과 항균작용, 간 기능 보호작용, 항암 작용, 소염 작용 등의 약리 작용이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모과를 근육의 긴장이나 구토설사, 이질 등의 질병에 많이 사용해 왔다.
특히 모과는 자고 난 후 갑자기 목을 움직이지 못하는 낙침(落沈)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목을 삐어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는 항강증(項强症)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이처럼 낙침이나 항강증이 있는 경우나 이 외에도 평소에 목 주위의 근육이 쉽게 뭉쳐서 늘 목이 뻐근하고 불편을 느끼는 분들은 모과를 차로 만들어 수시로 마신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모과차를 만드는 방법은 잘 익은 모과를 갈아서 즙을 낸 후 꿀이나 설탕을 섞어서 병에 밀봉해 둔 후에 필요할 때마다 끓인 물로 한 숟가락씩 먹는데 복통, 설사, 이질 등에는 생강즙을 한 숟가락씩 더해서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장준혁(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침구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