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혈봉에 도착해서야 목이 마른것도 같고 다리도 아픈것 같아서 커피를 한잔 마실까 생각하다가 커피는 원효봉에 가서 마시지하는 생각으로 그냥 따뜻한 물 한잔을 따라 마시는데 이렇게 맛있는 물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따뜻한 물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몇장의 풍경을 담는데 저기 용출봉 아래 계곡중간쯤에 국녕사가 아스라히 보입니다. 용혈봉에서 10여분을 소모하였습니다. 다시 용출봉을 향하여 내려가면서 전화기를 꺼내어 원효봉팀에게 내가 많이 늦을것 같으니 원효봉에 들러서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지 말고 하산을 하라고 전화를 하였더니 대뜸 날보고 미쳤다고 합니다. 주말에 덕유산간다는 사람이 뭘그렇게 힘든 산행을 하느냐 감기도 났지 않았다면서 오늘만 살고 죽을것이냐 등등... 여자의 걱정스러워하는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잔소리로 들립니다. 그나저나 현재 어디쯤가고 있느냐, 두사람이 같이 온 것이냐고 물으니 혼자왔다고 합니다. 다른일행이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참석을 못해서 혼자왔다고 합니다. 아직 원효봉 정상에는 가지 않고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의상봉까지는 가지 않고 국녕사 계곡으로 내려가면 원효봉으로 오를 수 있기에 국녕사 계곡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용출봉을 넘는 길이 왜 이렇게도 길게 느껴지는지 몸은 땀으로 젖었고 이미 눈에 젖어버린 장갑에서는 김이 모락모락납니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얇은 젖은 장갑이라도 끼고 있으면 손이 시리지 않다는 것입니다.
용출봉
중앙의 의상봉. 그러나 원효봉을 가기 위해서는 의상봉까지는 가지 않고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국녕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저기 국녕사가 보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아직도 멀다. 용출봉을 넘어서야 한다.
용혈봉을 조금 내려서니 소나무에 하얀눈이 가둑하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듯이 국녕사 경내 합장대불앞에 섰습니다.
국녕사 아래에서 본 원효봉.
원효봉 정상에서.. 염초봉과 백운대.
원효봉 정상에서...만경대와 노적봉, 아래 사찰은 염초봉 아래의 상원사.
원효봉 종다리바위에서... 중앙 뒷편은 오봉과 도봉산 주능선. 그 앞으로 상장능선. 가까이의 계곡은 밤골계곡으로 최종적으로는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로 오르게 됩니다.
원효봉 종다리바위에서 본 풍경들.
북한산 계곡 하류. 중앙의 넓은 부분이 예전에 수영장이 있었던 곳.
얼마를 달려왔을까. 용혈봉을 내려와 용출봉을 넘고 나니 저 아랫쪽 계곡에서 그렇게도 기다리던 반가운 목탁두드리는 소리와 염불소리가 들립니다. 녹음된 염불을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주는 것이자만 국녕사가 멀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의상봉 아래 국녕사 계곡의 등산로도 오늘은 한사람도 지나간 흔적이 없고 국녕사 합장대불상을 뒤에서 보면서 이제는 다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녕사 합장대불상앞에 머리를 숙이고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도 이 합장대불상을 보면서
"온 인류에게 자비를.....
국녕사를 찾는 신도들에게 사랑과 은혜를.....
삼각산 등산객들에게 건강과 안전을.....
기원하나이다. 남무관세음보살...."라고 빌었습니다만,
오늘도 무사하게 이곳 국녕사 합장대불상앞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드리고 내려오면서 시간을 보니 13시 50분이네요. 이곳부터는 길도 험하지 않아서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 북한산 계곡을 건너고 백운계곡 백운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오르막길이라서 그런가 발걸음에 힘이없어 보였습니다.
백운계곡 개연폭포를 지나 백운대와 원효봉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에서 원효봉으로 발길을 돌리고 상원사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배낭을 내려놓고 물한컵과 영양갱하나를 꺼내어 오늘 처음으로 점심을 대신하였습니다. 시간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14시 15분쯤되네요. 5분여를 쉬다가 원효봉을 향하는데 "아이고 미쳤어~" 하는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린다. 무슨 소린가하고 머리를 들어보니 저만치서 친구가 나를 내려다 보면서 비난하는 소리인지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인지를 하면서 웃고있다. 물론 내가 걱정되고 안타까워서 그러는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지금 이렇게 멀정하게 기어올라가고 있지않은가. 이곳에서 나를 기다려준 친구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은 이곳 상원사 입구가 양지바르고 북쪽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아늑한 곳이다. 정상에 가서 기다리는것 보다는 여기에서 기다리는게 지혜로운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14시 40분쯤 원효봉 정상에 도착하니 왁자지껄 시끄럽습니다. 왠일인가 했는데 40여명의 단체 등산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도 이곳에서 간식과 커피한잔을 마시는데 오후시간대라 그런가 보온병 물의 온도도 약해졌고 해서 커피가 금방 식어버리네요. 15시 05분 원효봉을 뒤로하고 바위종다리가 사는 종다리바위로 내려오니 오늘은 바위종다리가 다른곳으로 놀러갔는지 두어마리만 보이고 다른 종다리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바위근처의 눈을 밀어내고 가져온 쌀을 이곳저곳에 나누어 뿌려주고는 원효암을 거처 16시 40분 산성탐방지원센터앞에서 눈꽃산행을 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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