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송기를 아세요?

마 음 2011. 4. 27. 07:22

 

 

 

송기(松肌)는 소나무 가지의 겉껍질을 칼이나 낫을 이용하여 얇고 조심스럽게 벗겨내면 하얀색갈의 속껍질이 나타나는데 이 하얀 속껍질을 송기라고 부릅니다. 반세기전 일제치하에서 해방이되고 우리 서민들의 생활이 몹씨도 궁핍하던 때, 특히 봄철에 식량이 부족해 춘궁기라고 부르던 시기를 견디기가 여려웠습니다. 지금이야 온실에서 모든 농작물을 인공재배하고 혹은 수입을 해서 사시사철 먹을거리가 풍부하지만 반세기전만해도 봄철이되면 지난해에 수확했던 식량은 모두 바닥이나고 먹을 식량이 없어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에 이 송기를 벗겨서 맛있게 먹기도 하였습니다. 맛있게 먹는다고 표현을 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사탕수수도 아닌데 맛이야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씹을거리가 된다는게 맛있다고 표현을 하는 것이지요. 

 

송충이가 솔잎을 갉아 먹는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송충이처럼 송기를 갉아 먹었습니다. 송기는 지난해에 새순으로 자라서 조금은 연한 소나무가지를 낫으로 잘라서 겉껍질을 잘 벗겨내면 하얀 속살의 속껍질이 있는데 이것을 송기라고 해서 부잣집 강아지들이 소갈비뼈를 갉아먹듯 가난한 사람들은 송기를 갉아 먹었습니다. 낫이 없을 때에는 소나무 가지를 자르지 않고 솔잎을 새끼손가락 굵기만큼 따서 소나무 가지의 아랫부분을 손톱으로 조금 벗긴 다음, 솔잎으로 둘러싸서 훓어내리면 봄철이라서 나무가지에 물이 올라 있는 상태라서 조금만 힘을 가하여 잡아당기면 속껍질과 겉껍질이 같이 벗겨지는데 겉껍질을 솔잎과 함게 털어내면 하얀 속살만 남는데 이것을 먹었습니다. 송기의 맛은 떫으면서도 약간 달작지근하여 씹는 맛도 느껴지고 허기진 배를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봄철 동네 주변 야산의 소나무에는 하얗게 말라버린 가지가 많이 보이기도 하였지요.         

 

이러한 송기를 많이 만들어 절구에 찧고 밀가루나 쌀가루를 섞어서 송기죽을 만들거나 송기개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지만 우선은 야산에 올라서 바로 송기를 벗겨먹는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듯이 불과 반세기전의 일이지만 지금은 송기라는말 자체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풍족한 먹을거리속에 살고 있는듯합니다. 새벽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공연히 엣생각이 나서 이렇게 넋두리하나 올려봅니다. 오늘은 비도 내리고 황사현상도 있다고 하니 나들이할 때에 주의하시기를 바라며 즐거운 하루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