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본화류

며느리 밑씻개 Persicaria senticosa

마 음 2013. 9. 12. 19:50

 

 

 

동서고금을 물론 하고 고부간의 갈등이 없는 곳은 없는 듯합니다. 하찮은 풀에도 며느리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풀이 여럿 있는데, 며느리 밥풀, 며느리 배꼽, 며느리 밑씻개 등이 그 대표적인 풀입니다.

 

여기에 올려진 잡풀이나 마찬가지인 야생화가 며느리 밑씻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요즘도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던 어느 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이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다가 며느리가 볼일이 급해서 밭고랑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고 나서는 뒤처리를 해야 하겠는데 예전에는 화장지가 없어 헌 신문지나 책 등을 화장지 대신으로 사용하던 시절이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콩잎같은 넓은 풀잎이나 볏짚 풀로 화장지를 대신하던 시절이었는데 밭에 나오면서 변변한 화장지 하나 준비하여 나오지 못하는 것은 다반사라 급한 김에 밭고랑에 들어가 볼일을 마친 며느리가 근처에 마땅한 풀잎도 없어 시어머니에게 화장지를 대용할 넓적한 풀잎을 몇 개 따다 줄 것을 요청하자 평소에 밉게 보던 며느리 버릇이나 고쳐준다고 하는 고약한 마음으로 잔가시가 많은 이 풀을 한 움큼 뜯어서 며느리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며느리는 급한 김에 이 풀잎을 건네 받아 뒤를 닦고 나서는 다시 고추 따는 일을 계속하는데 어찌나 뒤가 가렵고 따가운지요.      

             

 

 

며느리밑씻개 [Persicaria senticosa]

 

마디풀과(―科 Polygonaceae)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로 줄기와 가지에 갈고리처럼 생긴 가시가 많이 달려 있으며, 줄기는 조금 붉은색을 띤다. 잎은 3각형처럼 생겼으며 어긋나고, 잎자루가 달리는 잎밑은 조금 오목하게 들어가 있다. 얇은 막처럼 생긴 턱잎이 줄기를 감싼다. 꽃은 연한 붉은색으로 7~8월에 가지 끝에 동그랗게 피며, 꽃자루에는 잔털이 있다. 꽃잎은 없으나, 5장의 꽃받침 잎이 꽃잎처럼 보인다. 열매는 검은색으로 익는다. 줄기와 가지에 가시가 달려 사람이나 동물에 잘 달라붙으며 껄끄럽다. 봄에 어린잎을 따서 날것으로 먹거나 나물로도 먹는다. 길가에서 흔히 자란다. 잎자루가 잎 뒤에 있는 며느리배꼽과 비슷하지만, 며느리밑씻개는 잎자루가 잎 가장자리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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