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엇일까요?. 며칠 전에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어느 사찰 경내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여기 사찰은 아마도 안산의 봉원사 다음으로 안산을 대표하는 유명한 사찰이고 이름을 댄다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안산을 등산하는 사람이라면 아~ 그 사찰! 하면서 어느 사찰인지 금방 알아차릴 것입니다. 제가 지금은 은평구로 이사하였지만, 지난해 12월 말까지도 서대문구 홍제동에 살면서 안산은 뒷산이고 인왕산은 앞산으로 여기면서 살았는데 안산은 걷기에도 좋고 수질이 좋은 약수터도 많아 자주 안산에 오르면서 약수를 받아다 사용하면서 안산을 올라갈 때에나 집으로 내려올 때에는 여기 사찰 경내를 꼭 통과하여 오르거나 내려오게 되어 있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춘하추동 사시사철 안산을 오르내리면서 보던 정든 나무입니다.
그 나무가 도대체 무슨 나무냐고요? 나무 이름은 목련 나무이고 사찰 경내에는 40~50년생 정도의 백목련과 자목련이 3그루가 있었는데 해마다 봄철이면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해 연말에 은평구로 이사하면서부터는 팔목도 다치고 북한산이 더 가까워져서 안산과 인왕산에 자주 올 수 없었는데 지난 2월 26일 오랜만에 안산을 올라갔다가 여기 사찰경내로 내려오면서 보니 경악할만한 사건이 벌어졌더군요. 이처럼 큰 목련 나무를 두 그루는 밑동에서 가깝게 잘라서 흙으로 덮어놓으니 흔적을 쉽게 알아차리지는 못하겠는데, 이 나무 한 그루는 이처럼 1m 이상으로 밑동을 남겨놓고 자르고는 생나무를 이처럼 조각을 하여 놓았네요. 스님의 생나무 조각솜씨가 참 좋습니다. 이 나무를 조각한 스님은 아마도 염불은 젬병일듯합니다.
중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정신을 판다는 속담이 있는데, 여기 스님은 염불에도 잿밥에도 관심이 없고 오직 살아있는 생나무를 잘라내어 이런 해괴망측한 조각에만 관심을 두는 그런 스님인가 봅니다. 사찰 경내의 큰 목련 나무를 잘라버린 이유는 이런 것 같습니다. 제가 십여 년 동안 이 사찰을 지나면서 보아온 바로는 사월초파일에 사찰 경내에 연등을 달아놓는데 이 목련 나무가 걸림돌처럼 보이더군요. 아마도 그런 연유로 해서 다가오는 사월초파일에 연등을 걸기 좋게 하려고 수십 년 묵은 목련 나무를 잘라버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무를 자르려면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밑동을 바짝 자르고 흙으로 덮어 보이지 않게 하였다면 현지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그러려니 하였을 터인데 여봐란듯이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 놓았으니 그 스님의 공로를 제가 크게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어느 스님인지는 모르겠으나 불도를 많이 닦으신 참 훌륭하신 스님이십니다. 목련은 석가모니의 10대 제자인 목련존자와 발음이 같은 때문인지 사찰 벽화에 그려지기도 하는데 사찰경내에서 수십년 동안 자란 목련 나무를 자르는 스님의 도력은 목련존자보다도 더 높으신가 봅니다. 남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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