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맞아 서울나들이 11일 만에 캠프로 돌아와 보니 늦가을이나 초겨울로 계절이 바뀐듯하다. 불과 10여일 만에 자연의 변화가 크게 보인다. 감나무에는 감이 옅은 붉은 색으로 익어가고 있었고, 단호박 덩굴은 서리를 맞은듯 잎이 모두 말라버리고 앙상한 줄기에 주먹만한 단호박 서너 개가 제대로 크지도 않은 채 작은 알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썩지 않고 단단한 모습으로 있다는 게 고맙다. 일반 덩굴호박은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단 한개도 먹을 것을 내어주지 않고 말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에 끼치는 빛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빛이 없어도 식물이 자라지 못하지만, 주야를 물론하고 빛이 있어도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어찌하다가 하나라도 열리더라도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속이 썩어서 떨어지고 만다는 것을 새삼 체험하였다.
작은 화분에 심은 천사의 나팔꽃(엔젤 트럼펫)이 이웃집의 도움으로 메마르지 않고 많은 꽃을 피우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아마도 이번에 피는 꽃이 올해의 마지막 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저것을 어떻게 겨울동안을 얼어죽이지 않고 관리를 하여야 하는가. 그것이 고민이다, 이곳은 산골이고 서울지역보다도 겨울이 춥다는데 방안은 배관호스가 어딘가 터져서 보일러도 가동이 안 되어 난방도 안 되는데 저걸 어떻게 살려야 할까, 서울에서 가지고 올 때처럼 화분에서 나무를 뽑아 흙을 조금 털어내고 서울의 따뜻한 집으로 가져가야 할 듯하다. 까마중은 약 5㎡ 의 넓은 면적을 차지할 만큼 크게 자라 수많은 열매를 맺었지만, 이것 역시 보안등 바로 앞에 있어서 열매가 까맣게 익지 못하고 떨어지고 만다는 것도 빛과 식물의 상생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준다.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가 내리면 (0) | 2014.09.24 |
---|---|
김천 자산동 인공폭포 (0) | 2014.09.19 |
빛이 있으라 - 태양은 가득히 (0) | 2014.08.31 |
김천 시민대종과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0) | 2014.08.31 |
흰가시 광대버섯(Amanita virgineoides) (0) | 2014.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