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나무 4개를 한데 묶어놓은 것이니 외나무다리는 아닌가 보다. 그냥 나무다리라고 불러야 할까 보다. 곧게 자라야할 대나무는 조릿대도 아니면서 왜 저리도 난쟁이 대나무가 되었는가.
오늘 입춘(立春)이다. 봄의 절기가 시작된 것이다. 속담에 소한 추위와 입춘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는데, 지난 대한도 그렇고 오늘 입춘도 꾸어올 만한 추위도 없었는지 춥지 않고 날씨도 오전 중에는 화창하더니 오후에는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봄을 데리고 오는 바람인지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댄다. 캠프 처마 끝에 매달아둔 풍경이 계속 흔들리며 울어대는 것을 보니 봄바람인듯하다. 아침 기상예보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봄비도 내린다고 하였다. 이렇게 계절은 봄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춘래불이춘(春來不以春)」 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마음에는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봄이 막 무르익어가던 4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태운 대형 유람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전복 침몰하면서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로 전국은 눈물바다가 되면서 따스한 봄을 잃어버리고부터는 모든 게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이라고 말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며 세계제일의 복지국가 만들어간다는데 생활이 궁핍하여 온 가족이 세상살이를 비관하면서 자살하는 사레가 빈번하고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은 암울한 이 시대에 서 있는 우리 약자의 가슴속에 비록 소박한 것일망정 웃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따스한 봄은 언제쯤 오려는지. 걷기가 불편한 사람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약자들의 하루하루의 삶이 아슬아슬한 세상이다. 입춘아 입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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