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뒷동산을 올라보는데 언덕배기 양지바른 곳에 있는 어느 분의 무덤에 공연한 행패(行悖)를 부린 멧돼지의 흔적이 살벌하기 그지없다. 성묘철도 아니고 깨끗하게 단장해놓은 무덤에 먹을만한 게 없을 터인데 마치 도굴꾼이 다녀간 듯이 요란스럽게 헤집어 놓은 모습이 보인다. 사람이 그랬다면 정말로 원수처럼 미운 사람이어서 큰 앙심을 먹고 보란 듯이 행패(行悖)를 부린 것처럼 만들어 놓았다. 묘지 주인의 자손들하고 멧돼지 사이에 무슨 원한관계라도 있어서 이렇게 분풀이를 하고 갔을까?. 행패 흔적을 보아서는 어젯밤이나 오늘 오전 중에 이렇게 행패(行悖)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멧돼지야! 무덤 속에 네가 먹을만한 게 없을 것이다. 산 아래로 쭈~욱 내려오면 나의 경작지에 너희 먹으라고 수확하지 않은 당근이 있는데 그거나 캐어 먹거라. 아무리 미물이라고 하여도 무덤에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어떡하니.
능선에 올라서니 어제나 오늘 오전 중에 칠해놓은 듯 아직 페인트가 굳지 않아 손에 묻어나는데 무엇을 하기 위한 표시일까. 여기저기 나무에 이러한 수성페인트를 칠해 표시해놓은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에도 나무 간벌작업을 하려고 그러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무 아래에는 낙엽이 수북하다. 만약 산물이 발생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무서운 불길로 번질 것이 빤해 보이는데 엊그제 눈이 조금 내려서 촉촉한 낙엽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이 붙으면 활활 탈것이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라이터 같은 인화물질을 휴대하고 산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비흡연자다.
아직도 야생화가 싱그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곱기 이를 데 없다.
캠프 뒤에서 내려다본 금화마을 뒷모습과 금화 저수지. 저수지 건너편으로 김천시 구성면의 덕대산 동구자산 진밭산 등이 이어지고 오른쪽 맨 뒤의 능선은 백두대간 황악산 방향이다. 금화 저수지에는 큰 고기가 많다고 하는데 낚시도구를 준비해 놓고도 아직 낚시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저수지가 멀다면 멀어서 그런다고 핑계나 댈 텐데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이나 가까운 동네 가운데에 있는 저수지인데도 선뜻 낚싯대를 들고 나서지 못하는 게으름뱅이다. 이제는 추워서 고기가 안 잡힌다는 핑계를 대려나. 사람이 하는 일이 어디 마음먹은 대로 뜻한 대로 다 되는 일이라면 무엇을 걱정하면서 살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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