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림청 소속 간벌작업 반이 뒷동산에서 참나무 간벌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번에는 캠프에서 약 500여 m 지점의 가까운 곳에서부터 간벌작업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비록 산비탈일지라도 잘라놓은 나무를 가져다 난로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랑 지게만을 짊어지고 산으로 올라가 보았다. 기계톱 소리는 요란하게 들리는데 작업 인부들의 모습은 벌써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지 작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간벌작업을 마친 곳에는 작은 나무들이 어지럽게 쓰러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잘라놓은 나무는 병들어 죽었거나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는 나무들이고 그나마 지게에 짊어지고 내려올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려져 있는 나무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나둘 가지가 없는 나무토막을 골라 들고 지게가 있는 곳까지 들고 내려와 지게에 올려놓는 일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한 짐(한 짐이래야 그리 크지 않은 나무토막 7~8개가 전부다)을 만들어 짊어지고 일어나려는데 너무 무거워 중간에 쉬었다 간다고 해도 캠프까지 가기는 힘들 것 같아 몇 개를 내려놓았다. 총 무게로는 40kg이 안 될 것 같은데 현재 나의 몸에는 무겁게 느껴진다. 예전 젊은 시절 같았다면 이보다 곱절을 짊어져도 무겁게 느끼지 않았을 터인데 세월이 많이 흐르고 40여 년을 해보지 않은 지게질이라서 지금은 이것도 무겁다. 욕심을 내어 무겁게 짊어지고 가면서 고생하느니 가벼운 등산이나 운동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짊어지고 한 번 더 운반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전에 3회, 오후에 4회를 운반하였다.
총 7회를 운반하였는데 에너지 소비량으로 본다면 빡빡한 등산을 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는 느낌이다. 1회 왕복을 1km로 어림잡아도 7회면 약 7km를 무거운 배낭 메고 등산을 하였다는 것과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올라갈 때는 빈 지게 짊어지고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올라가도 내려올 때는 서툰 나무꾼처럼 적은 나뭇짐을 지고 내려왔으니 좀 과장된 엄살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익숙지 않은 중년의 나무꾼은 오늘 힘들었던 것을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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