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나라

민달팽이 짝짓기

마 음 2017. 10. 12. 17:37

 

 

 

 

 

 

 

한가위 명절도 지나고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가 지나서 이제 논에서는 벼가 익어 수확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앞산이나 뒷산을 바라보아도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어서 완연한 가을철이라는 것을 실감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올가을에는 가을비가 자주 내린다. 봄철에는 긴 가뭄으로 고생하였는데 지금 내리는 가을비는 정말로 반갑지 않은 비라고 여겨진다. 가을철 날씨가 좋아야 봄부터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며 가꾼 농작물 수확이 어렵지 않을 터인데 가을비가 내린다. 필자도 오늘은 들깨 수확(들깨 베기 작업)을 해야 하는데 비가 내려서 못하고 마음만 바쁘다. 내일은 상경하여야 하고 다음 주초에나 수확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요즘 이렇게 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서인가 캠프 주변에도 민달팽이가 자주 보인다. 어제 아침나절에도 민달팽이가 눈에 띄어 들여다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 작년 이맘때에 뒷산으로 도토리를 주우러 갔다가 민달팽이의 짝짓기하는 모습으로 목격하고 촬영하여 블로그에 올린 기억이 떠올라서 이 민달팽이를 두 마리만 잡아서 젖은 흙을 넣은 그릇에 넣어 가두고 인위적으로 민달팽이의 짝짓기하는 모습을 관찰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선 한 마리를 잡아 그릇에 가두어 놓고 다시 다른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면 잡아넣으리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어제저녁 무렵에 같은 크기의 민달팽이를 발견하여 이를 잡아 그릇에 넣어놓으니 두 마리의 민달팽이 크기가 비슷하다. 몸길이는 약 10cm이고 몸통둘레는  어른의 집게손가락만 하니까 약 5~6cm가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그리고 민달팽이의 먹이로는 애호박 속을 넣어주었더니 하얀 호박 속을 갉아먹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내가 관찰하고 있는 사이에는 떨어져 있더니만 오후에 다른 일을 하느라고 서너 시간 동안 관찰을 못 하고 있다가 살펴보니 그사이에 짝짓기에 돌입하여 버렸네. 주인이 신방을 차려주기는 하였지만, 주인의 허락도 없이 사랑 행위를 하네.   

 

민달팽이는 암수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암수 동체로 있다가 상대를 만나면 자신의 목덜미에서 생식기를 꺼내서 상대방의 목덜미 속으로 집어넣어 교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교미시간은 1시간 이상으로 상대방의 성기를 서로 받아드려 양쪽 모두 수정이 이루어지면 약 40여 개의 알을 낳아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미는 시작되었으니 언제 어디에 알을 낳을지는 모르지만, 이쯤에서 이들을 그릇 속에서 해방해주어야 자유로운 상태에서 번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밤이 지나고 내일 아침에 관찰한 뒤 교미가 끝난 것이 확인되면 자연으로 되돌려보내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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