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동산 산책 중에 만난 중년 소나무 한그루가 아름답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고 하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수많은 가지를 안고 백두대간 언덕배기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굳건히 서서 추풍령에서 불어오는 북풍한설을 온몸으로 견디며 늠름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나무가 마치 모진 세상 풍파를 견뎌내며 굳세게 살아온 중년의 자화상처럼 무던하게 느껴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무슨 감정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소나무처럼 정직하고 아름답게 살아오지 못한 자신의 부끄러움 때문일 거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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