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7일. 오늘은 여름을 넘어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 절기다. 그러나 지속되는 장마로 인해서 여름인지 가을인지를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전국이 장마피해 소식이다. 사망자와 실종자 등 많은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산사태로 가옥이 파손되고 농작물이 침수피해를 입고 농경지가 토사로 매몰되는 등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예보로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다고 하였지만, 아침에 그다지 많은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에 김천의 100 명산 탐방길에 나섰다. 오늘의 탐방은 김천시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감문면 광덕리에 소재하고 있는 우태산 미모산 광덕산 등 3개의 산을 탐방하고 오려고 하였다. 미모산과 우태산은 해발고도 500m도 채 안 되는 그다지 높지도 않고 서로 가까이 있어 2시간이면 넉넉하다 생각하였고, 반대편의 광덕산 역시 해발고도가 400m도 안 되는 나지막한 산이라서 3 산을 탐방하는데 수월하리라고 여겼다.
처음의 계획은 광덕1리 마을회관 앞에서 포장된 임도를 따라서 가다가 임도끝에서 우태산- 미모산으로 올라갔다 원점 회귀하려고 계획하였었는데 서남재에서 오르게 되었다. 이곳 서남재에는 구미시에서 설치한 「구미의 산 종주길」 5구간과 6구간 안내도가 있고 6구간에 미모산이 포함되어 있는 안내판을 보고 미모산을 오르고 우태산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서남재 고개에 08시 40분 도착.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가운데 등산 준비를 하고 08시 50분 미모산을 향해 산길로 들어선다.
서남재에서 미모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대체적으로 난이도 중급의 편안한 등산로라 여겨지는 모습이었다. 보슬비가 내리고 있어 멀리바라볼 수는 없지만 보슬비가 내리는 산속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걷는 마음은 장마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줄 만큼 운치가 있어 또한 즐거운 마음이라 느낀다. 날씨가 화창하면 화창 한대로 보슬비가 내리면 내리는대로 자연 속에 묻혀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라 여기는 사람이 바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다.
계속되는 장마로 많은 비가 내렸고 오늘도 보슬비가 계속하여 내리고 있어 등산로는 조금 미끄러운 상태여서 빨리 걸을 수도 없도 빨리 걸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어 천천히 50분을 걸어 미모산 정상에 올라섰다. 미모산 정상에 올라서니 내리던 보슬비도 잠시 소강상태여서 걸치고 있던 우의도 벗고 오늘의 자화상을 남겨본다.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입추 절기. 오늘의 난감한 상황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이정목에는 미모산 해발 478m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다. 그런데 등산로가 미모산의 미자 방향으로도 있고 산자 방향으로도 있다. 현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날로그 기기만 고집하는 터라 이러한 상황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어디로 가야 우태산으로 가는 걸까 망설이다 미자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기 이미지에서 필자의 등 뒤 방향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현재 미모산 정상 표지 앞에서 오른쪽 산자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데 왼쪽 미자 방향쪽으로 들어섰다.
지도 거리검색에서는 미모산에서 우태산까지의 거리는 1km도 채 안 되어 15~20분이 충분한 거리인데 45분을 걸어도 우태산이 보이질 않아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미모산으로 원점 회귀하려는데 비는 내려서 시야가 좁아져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동안을 미모산 찾기에 힘을 쏟아 보았지만 허사였다. 이쯤에서 그냥 하산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산하여 보니 그곳이 송북 2리(성북) 마을이었다. 12시가 조금 지나서 송북 2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보니 버스는 이미 12시에 떠나고 다음 버스는 17시 00분 막차가 있다는 소식이다. 오늘 미모산 우태산 광덕산을 함께 오르려고 동행했던 동료의 도움으로 김천의 동료가 차량을 지원하여 송북리로 마중을 나와주신 것도 감사한데 점심식사도 대접받고 집 앞까지 편안하게 올 수 있었던 팔월의 하루였다. 오늘 찾지 못한 우태산과 광덕산은 추후 시간을 만들어 다시 찾아야 하겠다. 우태산 광덕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테니까.
아름다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라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간 것 모두 그리움되리라.
(알렉산드로 푸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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