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을 가뭄이 계속되다가 오늘은 오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절기상으로 입동이 지났으니 겨울을 재촉하는 겨울비라고 해야 할까 보다. 겨울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데 오늘부터 2~3일 정도 겨울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였다.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도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하는데 이젠 겨울채비를 해야 하는가 보다. 산촌에서 농부 흉내 내기하는 필자로서는 겨울채비라야 별로 준비할 게 없다. 아직 수확할 시기가 되지 않아 밭에 남아있는 아피오스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거 외에는 특별히 할 게 없다. 마당 한편에 배추가 몇 포기 자라고는 있지만, 관리 부실로 생육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좀 더 기다렸다가 고민을 해봐야 할 터이다.
계속되던 가을 가뭄에도 국화는 예쁜 꽃을 피워내고는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음식재료로는 식용이 불가한 식물이어서 눈요기만 해야 하는 것으로 이웃 농부가 하던 말처럼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만 피는 것은 심을 필요가 없다는데 공감을 하면서도 식용이 불가한 꽃을 여러 가지 심고 가꾸는데 힘을 쏟고 정성을 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게 이웃 농부의 말처럼 할 일 없는 사람이 하는 짓거리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심고 가꾸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 바로 「마음」이라는 사람이다. 이제 이것마저도 며칠 지나지 않아 없어지면 정말로 그립고 아쉬움에 한동안을 바보같이 살아가야 하는 겨울날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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