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7월 24일 김천 100 명산 클린산행단 칠월 정기산행일이다. 계속되는 폭염경보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소식이지만, 김천 100 명산 클린산행단의 산행은 자제할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다. 이번 김천 100 명산 클린산행단의 산행지가 김천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길의 일부 구간으로 부항령에서 백수리산- 박석산- 삼도봉- 감투봉(밀목재)- 푯대봉- 석교산(화주봉)- 김천 물소리 생태숲 사무실까지 이어지는 약 20km가량의 매우 장거리 구간이다. 찌는 듯하는 복중 더위에 장거리 산행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이열치열을 즐겨보려는 회원들의 참여율이 높아 17명의 정예회원들이 모였다. 참여 회원 중에는 11세 어린이까지 포함되어 있는 감히 전사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 탐방하는 6개의 산과 봉의 해발고도가 모두 1,000m를 넘어 1,200m에 달하는 높은 산봉들이다.
이곳 삼도봉터널은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과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으로 백두대간 부항령이라 부르는 지점이다. 지금은 이처럼 좋은 터널이 뚫려 있어 차량을 이용하여 경상북도와 전라북도의 왕래가 수월해졌지만, 옛날에는 해발고도 680m에 달하는 백두대간 부항령이라는 고개를 넘어 다녔으니 얼마나 힘든 생활이었을까를 짐작케 한다. 부항령 삼도봉 터널의 해발고도가 607m. 터널길이는 391m라고 표기되어 있는 모습이다.
부항령. 삼도봉터널에서 장거리 산행을 시작하여 잠시 후에 백두대간 부항령 고개에 당도하였다. 부항령 고개 해발고도 680m. 이곳에서 백두대간 북진으로 백수리산 삼도봉 방향으로 이어지고, 남진으로 대덕산 덕유산으로 이어진다.
백수리산(해발고도 1,034m)
백수리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들.
백수리산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이 너무도 아름답다. 하지만, 갈길도 멀고 오랫동안 지체할 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박석산으로 향한다.
백두대간 등산로 주변에 무수히 많이 피어 있는 동자꽃이 참 곱고 예쁘다. 이러한 야생화 하나를 볼 때마다 즐거움과 행복의 에너지가 온몸을 감싸고 피돌기 하는 느낌이다.
백두대간 박석산(해발고도 1,170m)에 도착하였다. 시내에서는 폭염으로 덥다고 난리를 치겠지만, 이곳 백두대간길은 폭염을 느끼지는 않지만 햇볕의 눈부심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머리에 무엇을 걸치는 것을 싫어하는 필자는 이렇게 햇볕을 고스란히 받는 것도 즐기는 편이다.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스틱도 잡을 수 없어 작은 부채 하나가 전부다.
우산나물꽃도 예쁘게 피었다.
이름모를 꽃도 있고
바위채송화
원추리꽃도 피었고
백두대간에 김삿갓이 나타났다.
삼도봉 대화합기념탑.
경상북도 금릉군 방향
충청북도 영동군 방향
전라북도 무주군 방향.
백두대간에 속해 있는 삼도봉. 삼도봉은 민주지산에 딸린 봉우리의 하나로 경상북도 금릉군(현 김천시), 전라북도 무주군, 충청북도 영동군 등 대한민국 주요 삼북도(三北道)의 경계지점에 있어 삼도봉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해발 1,177m의 고지대이다. 김천시에서 추천하는 4대 명산 수도산 대덕산 황악산 삼도봉이다.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 앞에서 김삿갓의 지팡이를 잠시 빌려 멋을 내보았다.
삼도봉을 내려와 푯대봉으로 향하면서 뒤돌아본 삼도봉 정상 방향.
푯대봉을 향하는 등산로에도 동자꽃은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푯대봉 정상 1.5km 지점. 김천 물소리 생태숲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다. 주변에는 물소리 샘터도 있다. 그러나 이곳 좌우로 500~600m 구간이 등산로가 잡초로 뒤엉켜있어서 걷기에 불편하다. 이 지역이 폐광지역으로 지반이 약하여 함몰될 위험이 있으니 등산객들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걷기를 당부하는 안내판도 있는데 김천시에서는 좀 더 관리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경상북도와 전라북도를 가름하는 삼도봉 터널 앞에서 09:00분에 출발한 이후 삼도봉 이전에서 잠시 점심식사를 갖은 후 16시 03분에 이곳 푯대봉 정상에 필자가 제일 먼저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푯대봉에서 건너다 보이는 산봉이 오늘 마지막으로 오르게 되는 석교산(화주봉)이다.
푯대봉에서 내려다본 김천 물소리 생태숲이 자리를 잡고 있는 부항면 파천리 골짜기. 중앙의 하얀 점이 있는 곳이 김천 물소리 생태숲 관리본부 건물이다.
백두대간 해발고도 1,172m의 푯대봉 정상은 멋진 소나무가 지키고 있었다.
오늘 필자와 함께 백두대간길을 나란히 걷고 있는 11세 최연소 회원 신정우 어린이. 늠름하고 다부진 표정이다. 김천 100 명산 탐방 프로젝트에서 여러 차례 등산을 같이 하였지만, 성인들보다 더 강한 모습으로 산행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오늘도 이 지점을 다른 회원들은 밟지를 못하였다. 오직 우리 둘뿐. 처음으로 만나는 900m봉을 앞두고 다른 회원들은 편안한 우측 우회길로 갔으나 우리는 정상으로 올랐으니까.
필자와 더불어 푯대봉에 같이 올라와 주거니 받거니 서로 인증사진을 촬영하였던 신정우 어린이. 몸은 많이 힘들겠지만 표정은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어 보인다.
필자의 인증사진도 아주 마음에 든다. 카메라를 건네주면서 구도를 대충 알려주기는 하였지만 아주 프로급으로 멋지게 잘 촬영하였다. ▼
푯대봉 정상 주변의 고산식물들. 허리를 굽혀 자세히 들여다보니 돌양지 꽃도 있지만 이름도 모를 작은 식물이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하나 둘 푯대봉을 올라온 회원들은 또다시 마지막 목표지점인 석교산(화주봉)을 향해 내려가는데 필자는 동료 한 명과 더불어 푯대봉에 머물러 있어야 하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뒤쳐진 한 회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17시 30분이 되어서야 함께 푯대봉을 내려갈 수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회원은 석교산과 김천 물소리 생태숲 갈림길에서 석교산을 오르는 것을 다음으로 미루고 하산을 하기로 하고 김삿갓 동료와 둘이서만 18시에 석교산을 향해 늦은 출발을 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빠른 걸음을 옮겨 18시 15분 석교산(화주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오늘 탐방한 6개의 산봉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1,207m다. 이로써 오늘의 마지막 산봉을 올라오니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늦었더라도 셋이서 같이 올라왔다면 참 좋았을 터인데 하는 마음이었다. 무더운 폭염을 이기면서 참 먼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석교산에서 우두령 방향으로 약 200m 정도 진행하면 김천 물소리 생태숲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또 있어 내려가는데 급경사에 너덜지대가 많아 지친 발걸음이 더욱 더딘데 그렇다고 지체할 수도 없고 마음이 급하다. 그래도 안전이 우선이라서 조심조심이다. 누군가의 솜씨련가.
이런 곳에서 넘어지면 발목을 다치는 게 아니라 골절상을 입기 딱 좋은 상태다.
한참을 정신없이 내려왔는데도 절반도 못 내려왔군. 음~
똑딱이로는 폭포의 모습이 영 마음에 안 드는군.
19시 15분 마지막 지점에 도착하였다.
오뉴월 뙤약볕에 걸어본 백두대간길이었지만, 능선을 걷는 순간은 백두대간의 푸르름과 시원함을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도 마음껏 즐긴 하루다.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김천의 물소리 생태숲을 지나오면서 시원한 물을 느껴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다음에는 그런 기회가 있겠지. 그래도 별다른 사고 없이 모두 목적지에 안착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