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장마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 서울의 장마는 잠시 소강상태로 이슬비만 내리고 있는 상태다. 우산을 받쳐 들고 가까운 봉산길(서울둘레길 7코스 & 은평둘레길 1코스)을 걸어보았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서 시야는 좁지만, 짙은 안갯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겠으나 은평구청에서도 서울둘레길 7코스와 은평둘레길 1코스에 해당하는 봉산길과 앵봉산길에 많은 무장애 테크길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키가 큰 아카시아 나무들이 많은 곳에 테크길을 만들었기에 장마철이 되니 키큰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아직 완전한 개통도 하지 않은 테크길이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여름철 그늘을 위해서 그랬겠지만, 키가 큰 아카기아 나무는 잘라내고 테크길을 조성하였더라면 좋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 똑바로 서지 못하고 30도 이상으로 기울어 있는 키큰 나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테크길을 이렇게 조성하였는데 이건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아무리 뿌리를 잘 내린 참나무라고 해도 키가 큰 나무이기 때문에 강풍에는 많이 흔들리고 결국에는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할 터인데 이렇게 공사를 하였다. 좋은 생각은 아닌듯하다. 장애우들을 위한 무장애 테크길은 어느 한 곳에 조금만 만들어도 충분할 터인데 이곳 봉산과 앵봉산에 너무도 많은 테크길을 조성하였다. 장애우들의 이용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다. 비장애인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테크길을 조성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주민들의 복지에 써야 할 예산을 낭비하는 무장애 테크길 조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시사철 푸른숲을 보여주는 편백나무숲 조성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어린나무를 너무나도 빼곡하게 심어서 줄기는 가늘고 매우 약한 모습이다. 나중에는 간벌을 하면 된다고 하겠지만, 처음부터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식재를 하였다면 적은 비용으로 산림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비록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터이다.
비를 흠뻑맞고 있는 원추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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