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본화류

누리장나무 열매 & 꽃

마 음 2023. 9. 13. 21:34

누리장나무 열매▲

 

누리장나무 꽃▼

 

 

누리장나무는 취동(臭桐), 추엽(秋葉), 취목(臭木), 취오동(臭梧桐), 해동(海桐), 해주상산(海州常山), 명목단수(冥牧丹樹), 누루장나무, 포화동, 취수, 야취포, 취추, 추골풍, 구릿대나무, 노나무, 개나무, 깨타리, 이라리나무, 누룬나무, 개똥나무, 누리개나무, 누린내나무 등등 부르는 이름도 많다.

짐승의 고기에서 나는 기름기 냄새를 누린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냄새를 싫어하여 고기를 요리할 때는 누린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누리장나무는 이런 누린내가 난다. 물론 동물의 누린내처럼 메스껍고 역겨운 것이 아니라 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기는 해도 사람들이 싫어할 정도는 아니다. 누리장나무가 한창 자라는 봄에서 여름까지는 이 나무 근처에만 가도 금방 누린내를 맡을 수 있다. 잎을 찢어보면 냄새가 더 강하다. 북한 이름은 아예 누린내나무이고, 중국 이름은 냄새오동, 일본 이름은 냄새나무다. 하지만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누린내로 너무 각인이 되어 꽃 시절은 잘 챙겨주지 않으니 누리장나무로써는 좀 억울할 만도 하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지만 누리장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숲의 가장자리나 산비탈의 돌이 쌓여 있는 노출지 등 양지바른 곳이다. 키 3~4미터의 자그마한 나무이며, 타원형의 잎은 손바닥만큼 커지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큰 잎을 가진 나무에 흔히 ‘오동’이란 접두어나 접미어를 잘 붙였다. 마찬가지로 잎이 큰 누리장나무도 냄새오동(臭梧桐)이라 부르기도 했다. 8~9월에 끝 부분이 다섯 개로 갈라진 동전 크기만 한 꽃이 흰빛 또는 연분홍빛으로 무리지어 핀다. 수술이 길게 뻗어 나온 모습이 독특하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누리장나무는 가을이 되면 냄새 때문에 생긴 불명예를 씻어 버리기라도 하듯 정말 특별하게 생긴 열매로 우리 눈을 유혹한다. 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열매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1캐럿(지름 6.5밀리미터) 크기의 사파이어 보석이 박힌다. 열매는 매끄러운 진한 푸른색으로 가을 하늘과 맞서려 한다. 냄새나무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다.

열매 받침과 열매가 이루는 전체 모양은 브로치(brooch)를 연상케 한다. 옛 한복에서 저고리의 고름이 없어지고 편리한 브로치로 바뀌던 개화기 때는 누리장나무 열매 모양이 가장 널리 쓰였다. 보기야 좋지만 누리장나무 자신은 왜 이렇게 특수한 설계를 하게 되었을까? 이는 종족보존을 위하여 고안된 튀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붉은 바탕과 푸른 열매는 새들이 찾기 쉽고 매력적인 색 대비이기 때문이다. 열매 안에는 새들이 목마를까봐 맛있는 즙액을 잔뜩 넣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 신기하게도 냄새 성분은 휘발성이 강하여 금방 날아가 버린다는 것이다. 잔가지와 뿌리는 말려서 민간약으로 기침이나 피부병에 이용하기도 한다. 근래에는 꽃과 열매를 보기 위하여 흔히 정원수로 심는다. 점차 누리장나무의 매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누리장나무 과일에서 추출한 푸른색 색소는 한때 식품첨가물로 쓰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생산량이 거의 없어서 승인이 취소되었다고 한다.(우리나무 백과사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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