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너도 꽃이냐?

마 음 2023. 10. 29. 11:44

 

너도 꽃이냐고 물었는데 왜 대답이 없는 거냐? 

 

왜? 심심하오? 가만히 있는 내게 왜 그러는거요? 

 

아니~ 심심한게 아니고~ 꽃인 듯 꽃이 아닌 듯해서~

 

꼰대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된장인지 똥인지 먹어봐야 아냐? 이 꼰대야~

 

야? 너 계속 나한테 꼰대 꼰대 할래?

 

그럼 꼰대를 꼰대라고 하지 뭐라고 할까?

 

이게 정말 나를 화나게 하네?

 

그래? 그럼 영감탱이라고 할게. 됐어? 영감탱이!

 

이런~ 불가사리 같은 녀석 봐라.

 

뭐야? 불가사리? 나 이래 봬도 예전에는 보석 같은 진주를 보호하던 보석주머니였다고,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아름다운 star야! 알간? 영감탱이.

 

뭐? 스타? 불가사리 아니고?

 

영감탱이 눈에는 내가 불가사리로 보이냐?

 

이게 또 영감탱이 영감탱이 하면서 화를 돋우네

 

불가사리와 star도 구별 못하는 게 꼰대 아니면 영감탱이 아니고 무어냐?

 

아이고 머리야~ 괜히 이 녀석보고 너도 꽃이냐고 물어보았다가 개망신당하고 있네, 야? 그래 스타라고 해두자

 

스타라고 해두자 가 아니고 정말로 star야, ★ 같지 않으냐?

 

그래!  네 말을 자꾸자꾸 들어보니 ★ 스타 같기도 하구나. 그러니까 네 이름이 스타라는 거지, star를 몰라봐서 미안하구나 

 

그래~ 진작 그럴 것이지, 나도 당신을 꼰대니 영감탱이니 한 것 미안하게 생각하네. 그러면 당신을 뭐라고 불러주면 되겠소~

 

나? 으음~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라고 불러주게나! 나그네

 

그거 좋은 이름이오. 나그네, 그럼 이제부터는 나그내로 불러주겠소, 여보게 나그네?  내 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던가?

 

아니~ 너도 꽃이냐고 물었네

 

아! 그렇던가? 나도 꽃이 맞아. 꽃은 꽃인데, 지금을 꽃이라고 부르지는 않지. 내 본래의 이름은 누리장나무인데 봄에 잎이 나오고 여름에 잘 자라서 하얀 꽃을 피운다네, 꽃향기가 좀 특별한데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서 나의 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 세상살이가 다 그렇지 않은가?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떤 사람에게는 호시절이겠으나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고통의 나날이라 할 수 있으니 말일세.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는 하얀색의 멋진 꽃을 피우고 벌, 나비의 도움으로 수정이 되어 가을이면 귀한 열매를 맺게 되는데 나는 그 귀한 열매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머니라고 할까? 그래! 맞아 열매보호주머니야. 그런데 그 열매가 보통의 열매가 아니란 말이지, 진주야 진주, 


뭐? 진주?

 

그래~ 진주가 조개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거든. 내가 감싸고 있던 귀한 열매가 진주란 말일세. 그런데 그 귀한 진주를 자랑하고 싶어서 열매보호주머니를 활짝열어서 아름답고 멋진 진주를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었지.

 

그래? 그런대 왜 내 눈에는 그 진주가 안 보이나?

 

뭐? 진주가 안 보인다고? 이런 사람들이 진주가 탐나니 벌써 훔쳐가 버렸나 보군. 

 

자네 지금 나그네를 놀리는 것은 아니겠지?

 

놀리다니~ 장말일세. 그 진주가 보고 싶다면 자네 눈을 아래로 내려보게나, 사람들이 진주를 훔쳐가기 이전으로 자연의 시계를 되돌려 놓을 테니 말이야, 그럼 진주와 꽃이 보일 터이니

 

 

 

어! 정말로 진주가 보이네? 아 정말로 아름다운 진주로군. 이야~ 꽃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진주가 나오다니. 자네가 이처럼 아름다운 진주를 보호하고 있었다니. 참 좋은 일을 하고 있었군.

 

내가 조금 전에 말하기를 사람들이 나의 진주를 훔쳐갔다고 하였는데 표현이 좀 지나친 거 같네. 그냥 나누어준 것인데 말이야. 나는 일 년에 한 번씩 많은 진주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거든. 

 

그래~ 자네는 진주보다도 더 곱고 아름다운 꽃일세 꽃이 맞아! 너도 꽃이냐고 물은 나그네의 경솔함을 용서하시게.

 

고맙군, 꽃이든 진주든 주머니든 무어라고 해도 좋아. 내 이름은 누리장나무야.  누리장나무는 꽃도 멋스럽고 열매도 아름답고 열매보호주머니도 꽃만큼이나 진주 같은 열매만큼이나 근사하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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