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 - 암크렁 (그렁풀)
이렇게 풀포기를 마주잡아 묶어 놓으면 무심코 지나다가 걸려 넘어지게 된다.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에 위주라는 유능한 장군이 있었습니다. 호랑이도 맨주먹으로 때려 잡았다는 천하장사였지만 나이가 들어 늙게되니 집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조희라는 젊은 첩을 얻어 살았다고 합니다.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하며 애첩을 사랑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답니다.
장군에게 위과 와 위기 라는 장성한 두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도 아버지의 용맹을 이어받은 장군들이었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가 두 아들을 불러놓고는 "조희는 내가 만년에 사랑하여 총애했으나 내 나이 많으니 머지않아 나는 죽게 될 것이다, 내가 죽으면 조희는 좋은 곳으로 개가를 시켜서 잘 살도록 해 주어라" 하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평소에도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켜 따르던 아들들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지나가고 아버지가 임종이 가까운 어느날 다시 두 아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당부를 합니다. "조희는 내가 지극히 사랑하는 아이니 내가 죽게되면 나와 함께 같이 묻어주렴. 나 혼자서는 너무 외로울 거 같구나!" 그 당시는 순장제도가 엄연히 행해지던 시대였으므로 두 아들들은 또한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얼마 후에 노장군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다 치르고 나서 형 위과가 동생 위기에게 말합니다. "조희를 모모집으로 개가 시킬테니 혼수를 준비해 보내라" 고, 동생이 놀라며 아버지의 유언을 왜 거역하려고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형은 껄껄 웃으며 동생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에 우리에게 한 말씀이 진담이며, 돌아가시기 전에 하신 말씀은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하신 말씀이 아니겠는가 그러하니 내 말대로 개가시키는 것이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일일것이라" 이렇게 해서 조희는 위과가 정한 좋은 혼처로 개가를 하여 잘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많이 흘러갔고 이 형제 장군들은 적군의 침입을 막으러 전장에 나가게 되었는데 적장의 용맹이 얼마나 대단한지 싸울 적마다 승리하지 못하고 패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두 번 패하다 보니 군사들 사기도 떨어지고 대책이 없었습니다. 적장은 보통사람 보다 두 배가 넘는 장신이었고 그가 한 번 휘두르는 창검에는 많은 병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대책이 없어 고민하던 형제가 군막에서 잠시 졸면서 같은 꿈을 꾸게 됩니다. 어떤 노인이 농부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와 무슨 연유로 고민 하는지를 묻기에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니 노인이 껄껄 웃으며 그들에게 계책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내일 싸움에서 적장을 만나거든 이리저리 지는 척하면서 산 아래 들판으로 유인 하십시오, 그 다음은 제가 알아서 돕겠나이다. 적장에게서 눈을 떼지 마시고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 형제가 깜짝놀라 잠을 깨어 얘기하니 두 형제의 꿈이 똑같은지라 조상신령의 도움으로 알고 내일의 전쟁을 은밀히 준비 하였습니다.
다음 날 전장에서 만난 적장은 또 기세좋게 쳐 들어 옵니다. 형제는 꿈에서 노인이 얘기 한 들판으로 적장을 유인했는데 그 곳은 적당히 자란 풀밭이었습니다. 적장이 그 풀밭에 말을 타고 달려 들어오자 그 노인이 나타나서 풀밭에 엎으려 무엇인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만 사실 그 노인의 모습은 위과 와 위기 두 형제에게만 보일뿐 다른 병사들이나 적장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세좋게 내달리던 적장의 천리마가 꼬꾸라지면서 넘어지고 적장도 천리마와 함께 보기좋게 나딩굴었습니다. 슬금슬금 도망치면서 기회만 엿보고 있던 두 형제가 비호같이 달려들어 적장의 목을베어 칼 끝에 꿰어 들어 올리니 적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두 형제장군들은 기세가 꺽여 도망치는 적들을 추격 모조리 섬멸하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두 형제는 대승에 취하여 노곤한 몸을 추스리는 중에 잠이 들었는데 그 노인이 나타납니다.
두 형제는 머리를 숙여 "신선님! 감사합니다. 신선님의 덕분에 우리가 대승을 거두었나이다. 이 은혜를 어이 갚을 수 있을런지요 “ 하니 노인이 엎드려 장군에게 경의를 표하며 말하기를 "나는 조희의 아비입니다. 늦게 본 자식이라 정말 사랑으로 키웠는데 첩으로 들어가 슬퍼하던 중 또한 순장시키지 않고 여염집부인으로 재가시켜 주셨기에 그 은혜 갚을 길 없어 기다리던 중 장군들의 봉변을 보고 잠시 도왔으니 그리 아소서."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합니다. 꿈에서 깬 형제는 노인이 적장앞에서 열심히 했던 일이 무엇이었던가 궁금하여 적장을 죽인 곳을 찾아 살펴보니 길고도 질진 풀잎을 양쪽에서 한 웅큼씩 잡아 묵어 놓아서 말이 달리면서 이 고리에 걸려 넘어지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풀이 결초보은을 상징하는 풀이 되었습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 (명사) : 죽어 혼령이 되어서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뜻. 은혜를 입은 사람이 혼령이 되어 풀포기를 묶어 놓아 적이 걸려 넘어지게 함으로써, 은인을 구해 주었다는 중국 춘추 시대, 진(晉)나라 위과(魏顆)의 고사에서 유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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