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뽕나무와 오디

마 음 2008. 6. 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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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농촌고향마을에서는 잠업(누에치기)을 많이 하였었다.  필자의 동네에도 집집마다 뽕나무밭이 있었고 누에를 치고 있었는데, 누에가 먹는 음식이 바로 뽕나무의 잎을 먹고 자란다. 요즘 어린 사람들은 누에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천연비단을 만들어내는 곤충이 바로 누에인데, 누에는 한 달 농사라고 하였다. 알에서 부화하여 누에고치가 되기까지의 기간이 약 30일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호남북부에 속하는 전북지방에서는 모내기철인 6월 한 달이 누에를 기르는 기간인데 이때가 참 분주한 한 달이다. 보리베기도 하고 모내기도 하고 누에도 쳐야 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철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에치기는 짧은 기간에 수확하는 좋은 벌이 수단이기도 하였다. 전문적으로 잠업에만 종사하지는 않고 농사를 지으면서 부업정도로 누에를 치고 있었다. 이 누에가 먹는 뽕나무의 잎과 함께 열리는 열매가 오디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꽃처럼 되어 초록색으로 맺히고 점점 커지면서 빨간색으로 완전히 익으면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데 이렇게 검게 익은 오디는 달콤하고 맛이 좋아 개구쟁이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간식 거리가 되었었다. 뽕나무에 올라가서 잘 익은 오디를 따서 입에 가득 넣고 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잘 익은 오디를 따먹으면 입안이 빨갛게 물들어 마치 산짐승을 잡아먹은 하이에나 같은 모습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따먹곤 하였었다. 뽕나무가 연약한 나무라서 우리 어린이들이 뽕나무에 올라가면 뽕나무가지 꺾인다고 어른들한테 종종 혼이나기도 하였지만 어른들도 뽕나무열매인 오디의 맛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크게 나무라지는 않으시고 나무에서 떨어져서 다치지나 말라고 염려하는 뜻으로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이렇게 뽕나무잎을 먹고 자란 누에가 자신의 집을지어 밭에서 캐낸 땅콩 같은 모양의 하얀 누에고치가 되면 이것을 따놓았다가 모내기가 끝나고 조금 한가한때에 어머니와 할머니들께서 마당에 작은 솥을 걸어놓고 물과 함께 누에고치를 넣고 약한 불로 삶으면서 물레를 이용하여 비단실을 뽑아내는데 곁에 앉아 있다가 실이 다 풀려나가고 약간의 누에실이 남은 누에번데기를 즉석에서 건져주시면 받아서 까먹었던 기억들이 엇그제인양 지금도 새롭고 선하게 느껴진다. 오디얘기를 하려다가 번데기까지 진행이 되어버렸는데. 오디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의 간식거리 열매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며칠 전에 인왕산 아래 공원옆에서 이 오디를 촬영하던 당시에도 어느 부부가 남편분은 뽕나무에 올라가서 나무를 흔들고 아내는 뽕나무아래에서 넓은 비닐을 갈아놓고 오디를 주어 모으고 있었다. 제가 무엇을 할 거냐고 물었더니 술을 담근다고 하시더군요. 음~ 오디술이라~ 맛도 추억도 좋을듯하다. 오디즙이나 오디잼도 만들어도 좋다. 

                               

뽕나무

뽕나무과 Moraceae 에 속하는 낙엽 활엽교목.

키는 10m에 이른다. 잎은 난형 또는 넓은 난형으로 다소 두껍고 광택이 있으며, 잎 아래쪽은 3~5갈래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잎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길이가 2~3㎝ 정도이다. 6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따로따로 피거나 다른 그루에 핀다. 수꽃은 긴 수상(穗狀) 꽃차례로 모여 피고 4개의 수술과 4장의 꽃덮이조각[花被片]으로 되어 있으며, 암꽃은 암술머리가 2개로 나누어진 암술로 되어 있으나 암술대는 거의 없다. 열매는 6월에 흑자색으로 익는다.


뽕나무잎은 잠엽(蠶葉)이라 하여 누에를 기르는 데 쓴다. 한국에는 신라시대부터 뽕나무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고려 현종 때는 마을마다 일정한 수의 뽕나무를 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오디라는 열매는 날것으로 먹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뽕나무를 한자로는 상(桑)이라고 하며 어린가지를 상지(桑枝), 잎을 상엽(桑葉), 열매를 상감자(桑堪子), 뿌리껍질을 상백피(桑白皮)라 하여 모두 약재로 쓰고 있다. 한방에서 상지는 신경통 치료에, 상엽은 해열제로, 상감자는 강장제·발모촉진제 및 빈혈 예방에 사용하고, 상백피는 이뇨제와 고혈압 치료제로 쓴다. 뽕나무는 원래 키가 큰 교목이지만 재배하는 나무는 자주 잘라주기 때문에 관목처럼 자란다. 뽕나무는 공해에 강하고 어떤 흙에서나 잘 자라며 옮겨심기가 쉬우나, 가지가 잘 꺾어지고 너무 길게 자라는 단점이 있어 정원이나 공원에는 적당치 않다.


마음에 흡족해 어쩔 줄 모른다는 뜻으로 "뽕내 맡은 누에 같다"라든가, 2가지 일을 동시에 이룸을 뜻하는 "뽕도 따고 임도 보고"라는 속담이 있으며 시대의 변천이 심한 것을 일컬어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하기도 한다. 비슷한 나무인 산뽕나무는 암술대가 길고 잎끝이 꼬리처럼 길며 잎가장자리의 톱니 끝이 뾰족한 점이 뽕나무와 다르다.(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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