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북한산 백운대 안개속에 갇히다.

마 음 2009. 4. 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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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끝내고 오후에 북한산을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어젯밤부터 내린비가 아침까지 조금 더 내리다가 그치고 더는 비가 내리지 않을것 같아서 혼자서 간단한 차림으로 북한산을 찾아가니 평일이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산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산 산성탐방지원센터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시간을 보니 12시 40분이네요. 이곳에 도착하니 북한산을 가려고 나선 사람들이 몇몇 보이기도 합니다.

매표소앞을 지나서 곧바로 계곡으로 들어서니 어젯밤부터 내린비로 계곡의 물이 한결 많아져서 바위 사이사이를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스럽습니다. 간간히 들리는 청아한 산새들의 노래소리도 저의 귀를 간지럽히는듯합니다. 

 

제일먼저 만나는 거대한 바위산인 원효봉입니다. 벌써 나뭇가지에는 초록색의 잎이 많이 돋아나서 시원스러워 보입니다. 

 

 

지난밤에 내린비로 계곡의 물이 많아저서 바위사이를 흘러내리는 물이 폭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연분홍의 산복숭아꽃도 계곡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멀리 북한산 노적봉과 오른쪽의 의상봉에도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북한산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의상능선의 최고봉인 의상봉이 참으로 멋스러워 보이는군요. 백운대와 만경대는 안개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습니다.   

 

원효봉의 름름한 모습입니다. 

 

계곡의 물소리 들으면서 산새소리 들으면서 안개낀 백운계곡을 걷는게 이랗게도 한적하고 평화로울 수 없습니다. 한참 피어나는 새싹에서 풍기는 신선한 향기가 코끝을 지나 가슴속깊이 파고들어 갑니다. 자연속에 묻혀서 살고 싶었던 꿈이 깨어지면서 지금 이렇게 복잡다난한 도심속에서 방항하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바깥에서 조용한 시간을 같게 되는게 그나마도 위안이 됩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천리길을 가듯이 어느덧 절반정도는 올라온듯합니다.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등산로로 흘러내려서 마치 계곡으로 변한듯합니다. 전혀 등산로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은듯한데 이랗게 등산로에 물이 가득합니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작은 나무도 생기가 넘치는듯합니다. 

 

 

 

북한산 산성탐방지원센터 매표소에서 백운대까지의 거리가 약4.5km입니다. 백운대까지는 900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말하듯이 거의 다다른듯합니다.  

 

백운대가 가까워지면서 안개가 더욱 짙어지고 주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메마른 바위로만 보이던곳에서도 가느다란 실폭포가 만들어저서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안개가 짙다보니 그림에는 잘 나타나 보이지를 않는군요.  

 

 

 

 

이그림은 하산하면서 촬영하였더니 실폭포가 조금 잘보이는군요. 한방울의 물도 계속되면 바위를 뚫는다고 이렇게 조금씩 그것도 비가 많이 내려야만 흘러내는데도 거대한 바위에 작은 계곡을 만들어낸 것을 보니 그 세월이 얼마였을까, 가히 짐작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위문 가까이에 이르니 대동문 방향에서 오는 여성등산객들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위문에서 이 여성등산객3명을 만났는데 이분들 하시는 말씀이 자신들이 마치 구름속에서 사는 신선이 된 듯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너무나 좋다는군요. 구름속의 여성 신선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분들은 백운대를 오르지 않을것 같더군요. 위문에서부터는 30여m밖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무섭게 깔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지만 저도 신선이 된듯한 들뜬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백운대로 향했습니다. 

 

 

 

 

 

 

 

 

 

 

백운대 정상에 태극기가 끈 하나에 메달려 세찬 바람을 견디어내고 있었습니다. 이곳 정상의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난간을 붙잡지 않으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물을 마시는 사이에 10여명의 단체등산객들이 올라와 함께 있다가 하산하였는데 비가 그치고 날이 활짝개면 산아래로 운무를 감상할 수 있었을터인데 오늘은 짙은 안개로 주변을 감상하지는 못하였지만 안개속에 갇혀서 머물러 있는 것으로도 만족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산길에 만난 친구들.  

 

 

 

                                                                                      2009년 04월 21일 북한산에서 파란마음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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