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안산의 바위

마 음 2012. 1. 20. 18:14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燐)에 물들지 않고

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憶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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