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내에서 농촌 버스(이곳에서는 시(市)가 아니어서 그런가요. 버스가 농촌 버스입니다.)를 타고 직탕폭포를 가는데 버스가 직탕폭포로 바로 가는 게 있었는데 제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버스노선에 직탕폭포가 있어서 기사님에게 직탕폭포에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기에 안심하고 승차를 하였는데 가다 보니 이 버스는 직탕폭포에 들러서 가는 게 아니고 고석정랜드 방향으로 바로 가면서 직탕폭포로 가는 승객은 직탕폭포 입구에서 하차하여 걸어가야 하더라고요. 약 800여 미터를 걸어서 직탕폭포로 향하면서 철원평야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걸어가야 하였습니다.
이미지는 버스에서 하차하여 바라본 넓은 철원평야 너머로 금학산에 하얀 구름이 걸쳐있는 모습.
농촌 버스가 이것을 200여 미터나 지나쳐서 하차하여 이곳으로 다시 걸어와 직탕폭포까지 500여 미터라는 이정표를 보면서 오랜만에 고향길을 걷는 듯한 기분으로 벼가 익어가는 농촌 길을 따라서 직탕폭포를 향하여 걸어봅니다.
직탕폭포로 가는 가로숫길이 아름답고 극한 가뭄을 이겨내고 좌우로 펼쳐진 넓은 들판에 벼가 익어가는 모습이 풍요로운 농촌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조금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직탕폭포로 관광을 나서는 사람들은 자가 승용차를 이용하여 들어가고 저는 한가로운 들녘을 바라보면서 걸어서 들어 갑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손에 잘 자란 벼에서는 이렇게 알찬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낯선 서울 방문객을 맞이하여 줍니다. 며칠만 더 기다리면 콤바인을 동원하여 수확하겠지요. 예전 같으면 농부들이 손에 낫을 들고 한포기 한포기 베어서 수확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러한 일을 할 농부들이 많지 않아 기계를 이용한 수확을 합니다.
부지런한 농부가 있는가 하면 게으름뱅이 농부도 있는가 봅니다. 논에 심어저 있는 것은 벼보다는 악성 잡풀의 일종인 피(피라는 잡초는 벼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벼보다는 생육이 더 왕성하여 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피에서도 벼알보다 훨씬 작은 씨앗이 열리는데 옛날에는 논이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남의 논에 들어가서 익은 피의 씨앗을 거두어서 볶아 가루를 내어 죽을 쑤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힘이 없고 기운이 없는 사람들을 빗대어 하는 말이 피죽도 못얻어 먹은 놈(사람) 같다고 하는 말도 합니다.)가 가득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앗기에 이러한 모습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논두렁을 따라서 가까이 들어가 보니 벼는 피에 치어서 제대로 자란게 별로 없고 완전히 피논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외지인이 벼를 심어놓고 관리를 하지 않은 듯합니다.
그러나 피사리( 볏논에서 피를 뽑아주는 일)를 잘해서 벼만 자라게 한 논에서는 어느새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비록 나의 것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풍족해지고 배가 부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논두렁에는 콩을 심어 한 치의 땅도 놀리지 않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도 연상됩니다.
풍요로운 철원평야를 바라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직탕폭포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폭포 아래로는 붉은색의 무지개다리 태봉대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태봉이라는 말은 아마도 궁예가 철원에 태봉국을 세우면서 유래된 이름일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라고 불리는 한탄강 직탕폭포가 저만치에 나타납니다. 조금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한탄강에 시멘트 구조물을 설치한듯한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ㅡ자 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얀 폭포수가 멋지군요. 좀 더 가까이 가보아야 하겠습니다.
직탕폭포에 근접하여 바라보니 굉음과 함께 소용돌이치면서 무섭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대단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나이아가라폭포라는 말도 거짓말은 아닙니다. 가까이서 보니 ㅡ자 형인 줄로만 보이던 폭포는 굴곡이 많이 있습니다. 폭포의 높이는 3~5m 미터라고 하는데 폭포 아래의 강물이 낮아지면 폭포의 높이가 당연히 높아지는가 봅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정말로 멋진 폭포입니다.
직탕폭포 위로 상사교를 건너 반대편으로 걸어가 봅니다. 반대편에서 보는 직탕폭포가 더 멋져보입니다.
직탕폭포를 아쉬운 마음으로 뒤로하고 태봉대교로 올라가 봅니다. 태봉대교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번지점프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태봉대교를 건너 철원 한여울길의 한 구간인 영화배우 엄태웅 길을 걸어오면서 보면 이처럼 멋진 바위절벽이 나타나는데 강폭도 넓고 깊이도 엄청나게 깊어 보이는 소가 나타나는데 이름이 송대소라고 하는군요. 송대소 양쪽 절벽이 모두 주상절리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송대소 북측면에 조금 바위는 주상절리의 극치가 확연하게 드러나 보입니다. 영화배우 엄태웅 씨는 철원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송대소. 그래도 다음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서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 놓습니다.
철원 한여울길 산책로 주변에는 많으 팬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어느 팬션앞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도 방문객들을 맞아하여 줍니다.
철원 한여울길의 엄태웅길 구간의 전망대에는 엄태웅 손그림이 있군요.
kbs의 인기 프로그램 1박2일팀의 촬영도 있었나 봅니다.
한탄강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접한 시기는 이 지역에서 막바지 18개월의 군대생활을 마감할 때에 야외훈련을 하면서 여러 차례 드나들었었습니다. 며칠씩 야외훈련을 나오는데 이곳 한탄강 승일교 근처에서 훈련을 많이 하였습니다. 155mm 곡사포대에 근무하면서 야외 사격훈련을 하면서 넓은 지역이 필요하므로 가을걷이가 끝난 철원의 논에 포를 설치(방열)하고 훈련을 하고 농사철에는 산기슭에서 훈련을 하고는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야외훈련하면서 아침에 기상하여 한탄강물에 내려가 세수를 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만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가본 한탄강은 에나 지금이나 그 웅장한 협곡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겨울철이 되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한탄강입니다. 겨울철 강물이 얼어붙으면 한탄강 위를 걸어볼 수도 있겠지요. 겨울철에 가면 꽁꽁 얼어붙은 송대소 위를 걸어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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