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1일 등산 친구와 함께 북한산 향로봉 아래 향림담 바위에서 자라는 작은 애기소나무를 찾아냈습니다. 솔방울에서 씨앗이 떨어져 이곳에 삶의 터전을 잡았는데 생육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장차 너의 삶이 참 고달프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애기소나무의 생육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하여 주변에서 영양분이 많은 거름흙(부엽토)을 모아다 애기 소나무 주변에 복토를 하여 주고 물도 주고 내려 왔었습니다. (2009년 06월 21일)
처음 발견한 이후로 북한산에 가게 되면 이곳에 들러서 애기소나무를 살펴보면서 잘자라는 모습에 즐겁고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1년 전보다 많이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2011년 07월 02일) 다시 이곳에 들렀을 때에는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잘 자라던 애기소나무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누군가 애기소나무를 캐어간 게 분명하였습니다. 세상에 이런일이... 애기소나무 도난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애지중지 보살피던 애기소나무를 도난당한 후 친구와 상의 끝에 다시 제자리에 다른 애기소나무를 구해서 심기로 하고 2011년 08월 09일 조금 더 작은 애기소나무를 심고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생육환경을 보강해 주고 자주 들러서 물도 주면서 잘 자라기를 빌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에는 이것마저도 없어지고 빈자리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2012년 11월 14일 애기소나무가 없는 상태입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고 한동안 잊고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2013년 03월 23일 춘천 드름산으로 등산을 갔었는데 드름산에는 작은 애기소나무가 무더기로 자라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에서 씨앗이 나와 싹이 터서 한곳에 서너 개 혹은 5~6개의 애기소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을 조금 옮겨다 북한산 애기소나무 빈자리에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은 애기소나무 몇 포기를 옮겨와 03월 25일 이곳 향림담 바위의 애기소나무가 없어진 빈자리에 2그루를 심었습니다.
지난 3월 25일 애기소나무를 옮겨 심은 후 2~3일에 한 번씩 들러서 물을 보충해 주면서 4월과 5월 2개월을 보살피었는데 한그루는 살아날 확률이 90%는 되겠는데 한그루는 살아날 희망이 적어 보였습니다. 2013년 05월 06일 모습.
2013년 06월 04일 모습.
오늘(2013년 06월 27일) 항림사터 잣나무숲 풍경.
지난 5월 말까지 자주 들러서 물을 주며 보살피면서 한 그루의 생육이 90% 이상이고 한그루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제부터는 자연환경에 맡기겠다는 생각으로 내버려 두었다가 지난 6월 초에 북한산 의상능선과 비봉능선을 종주하면서 하산길에 들러서 물을 주고 거의 20여 일이 지나 오랜만에 들러보니 애기소나무 한그루는 죽은 상태이고 한그루는 환한 미소로 저희들을 반겨주는 듯 합니다. 애기소나무가 본래 있던 자리에 심은 것은 살아난 것이고 죽은 것은 본래 없던 곳에 심은 것이라서 죽은 듯합니다. 자연적으로 씨앗이 떨어저서 싹이튼 것도 조금이라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옮겨심은 것도 본래 애기소나무가 자라던 자리에 심은 게 살아난 것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듭니다.
이제는 옮겨 심은 지 만 3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자연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더 이상은 관심을 두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기상이변으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된다면 한번 찾아가 볼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연에 맡기고, 저는 2009년 06월 21일 이전의 애기소나무를 모르던 시절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자연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리라고 믿습니다. 사람의 인위적인 훼손이 없다면 자연은 애기소나무를 살리는데 좋은 여건을 제공해 주리라고 믿습니다. 혹시라도 저의 블로그에 들러 이 이야기를 접하고 북한산 향림담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있으시다면 애기소나무 아래 향림계곡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있으니 물이라도 한 컵 떠서 부어주고 가신다면 더불어 행복한 북한산 등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름다운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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