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종주 16~17구간 (흙목정상-솔봉-묘적봉-도솔봉-삼형제봉-죽령-제2연화봉-제1연화봉-소백산 비로봉(주목감시초소)

마 음 2013. 9. 29. 14:34

백두대간 종주 24일차 (흙목정상-솔봉-묘적봉-도솔봉-삼형제봉-죽령-제2연화봉-제1연화봉-소백산 비로봉(주목감시초소)

 

 

 

 

 

 

백두대간 흙목정상에서 2013년 09월 27일 아침을 맞는다. 아침 햇살이 나의 눈앞에 찬란하게 비친다. 동녘 하늘에 찬란한 빛을 발하면서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맑고 푸른 하늘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06:29)

 

 

  

 

06시 30분 흙목정상을 내려와 여러 개의 봉우리를 넘어오지만,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봉우리 능선이 이어지고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고도차가 크지 않아 비교적 편안한 백두대간 길이 이어진다.

 

 

  

 

 

 

 

송전탑을 지나고 핼기장을 지나 솔봉(해발 1,021m)에 도착한다. (08:30)

 

 

   

 

 

모시골정상 삼거리.

 

 

 

 

 

아침햇살에 더욱 화사한 용담꽃.

 

 

  

 

 

백두대간 길의 긴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도 취하고. (09:00)

 

 

 

 

 

수림이 우거진 살아있는 백두대간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수령을 10.7km지나온 지점.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그만큼 빠르게 온 것은 이 구간 백두대간길이 편안했다는 증거다. 흙목정상에서 저녁과 아침을 해결하였으니 식수도 적어서 배낭이 좀 가벼워졌기도 하고, 이제 묘적령이 가깝다.

 

 

 

 

 

회잎나무라는 설명 안내문.

 

 

 

 

 

 

 

 

 

 

묘적령에서 묘적봉(해발 1,148m)에 이르는 구간이 좀 가파르고 바윗길이다.  이어서 1,185봉을 올라 도솔봉(1,314m)에 이르는데 산길이 좀 험한 편이다. 많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계단도 가파르다. (09:53)

 

 

   

 

 

 

도솔봉을 오르면서 암릉을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도솔봉 암릉.

 

 

 

 

 

오늘 아침부터 걸어온 백두대간 능선 방향.

 

 

 

 

 

 

 

 

도솔봉 주변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출입금지구역이다. 안내문에 따르자면 이 구역은 나비처럼 훨훨날아서 구경하면서 가는 수밖에 없을듯하다. 나는 나비가 아니니 법을 또 위반하는구나.

 

 

     

 

 

 

 

 

 

 

 

 

 

 

 

 

 

 

 

도솔봉(1,314m) 정상.

 

 

 

 

 

 

 

 

 

 

 

 

도솔봉 계단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삼형제봉으로 가는 길도 험하다. 암릉구간을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삼형제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삼형제봉은 바위봉우리가 세 개나 된다. 1.2봉은 7부 능선의 허리를 돌아가고 마지막 3봉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바윗길을 오르다가 측면으로 돌아내려간다.      

 

 

 

 

 

 

삼형제봉에서 뒤로 돌아본 도솔봉 방향.

 

 

  

 

 

 

 

 

 

 

 

 

 

철쭉 군락지와 산죽 길을 지나면 죽령이 가까워진다. 죽령을 1.3km 정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죽령샘이 있다. 바위벽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물을 호스를 이용하여 큰 물통에 받아져서 사용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물통의 뚜껑을 열어보니 맑고 차가운 물이 가득하다. 그 물통 속에는 작은 산개구리가 헤엄치면서 놀고... 죽령에도 물이 많지만, 이곳에서 맑은 샘물을 받아가기로 한다. 가는 길이 좀 무겁기는 하겠지만 수돗물보다는 더 좋을듯하여 바가지로 물을 퍼서 물통에 가득 채우고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으니 시원하였다.     

 

 

 

 

 

죽령 도착. (14:00)

 

 

 

 

영남제일문.

 

 

 

 

 

죽령주막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소백산 죽령탐방안내소 앞으로 나오는데 죽령특산물판매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사과를 사려고 하니 10개들이 한 바구니에 10,000원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나에게는 10개는 너무나 무거워서 작은 것 하나를 포함하여 6개를 5,000원에 사서 가방에 매다니 가득 채운 물과 사과까지 더하여 배낭 무게가 최대로 늘어났다. 사과를 사는데 한 아주머니가 나를 보고는 사과를 깎아서 먹을 칼도 없을 터이니 옆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사과를 씻어가라고 친절하게 말씀하시는데 칼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한다. 사과를 씻으면 물도 흐르고 불편할 것 같아서 그냥 배낭에 매달았다. 

 

 

      

 

국립공원 소백산 죽령탐방안내소에서부터는 이처럼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서 제2연화봉에 이르는 백두대간 길이다. 이 길은 소백산 천문대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오르막길이다. 무거운 배낭을 짊머지고 시멘트포장 길을 올라가려니 버겁다. 언덕에 기대어 가드레일에 기대어 쉬기를 수십 번하면서 힘겹게 올라간다.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는 백두대간 길 옆으로는 천체관측소에서 설치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백두대간 제2연화봉 표지석. 이 지점부터는 시멘트 포장 길이 끝나고 작은 자갈 길의 백두대간 길이 이어진다. 경사가 있는 곳은 시멘트로 포장하고 평지 길은 자갈 길로 포장한 듯하다. 따라가 보자.

 

 

 

 

 

방송 및 통신 중계소.

 

 

 

 

길가의 구절초 힘겨워하는 백두대간 나그네를 웃으면서 반겨주니 고맙다. 너희가 없었다면 나그네의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을 터인데 너희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웃으면서 간다. 돌봐주는 이 없어서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피었을까.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호해야 하는 자연보호라는 말이 실감 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쉼터의 기둥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흔적을 남겨본다.  

 

 

 

 

 

소백산국립공원 죽령탐방안내소에서 6.3km를 올라온 지점이다. 천체관측소는 거의 다 왔지만, 제1연화봉이나 비로봉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오늘의 최종목적지는 비로봉 아래의 주목감시초소. 왜? 하필 주목감시초소? 어두워지더라도 그곳에 가야 한다. (17:00)

 

 

   

 

 

 

소백산 천문대

 

 

 

지도상으로 1,383m 지점으로 연화봉이지만 제1연화봉이나 제2연화봉이 아니다. 제2연화봉은 이미 지나왔지만, 제1연화봉은 아직 멀었다.

 

 

 

 

 

연화봉에서 내려다본 천문대와 중계소 방향. 

 

 

 

 

 

제1연화봉이 가마득한데 언제 비로봉까지 가나... (17:21)

 

 

 

 

그래도 가야지.. 연화봉과 작별하기.

 

 

 

 

왼쪽으로부터 제1연화봉과 1,382봉- 1,395봉- 1,495봉- 소백산 정상 비로봉(1,439m) 방향. 

 

 

 

 

 

천문대와 중계소 방향.

 

 

 

 

제1연화봉을 앞에 두고 심호흡. 계단이 많다.

 

 

 

 

 

갈 길이 바쁜 나그네에게 그래도 구절초가 반겨주는데 눈길은 돌리고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삶이란 바쁠 때에 여유를 찾을 수 있어야 하고, 급할 때에 냉정을 찾아야 한다. 순간순간 이러한 교훈을 망각하고 실수를 하기도 하지....

 

 

 

 

석양이 참 곱다.

 

 

  

 

소백산 비로봉이 마지막 저녘해를 받아 빛나고 있다. 

 

 

 

  

 

 

제1연화봉 계단길을 오르면서 뒤로 돌아본 관측소 방향의 능선.

 

 

 

 

 

 

 

1,382봉.

 

 

 

 

 

 

 

 

 

구절초가 아름다운 소백산. 소백산은 지금 야생화 천국이다.

 

 

  

 

 

 

영주 풍기 방향으로 어둠이 내려앉아 도시가 아름다운 불빛으로 빛난다.

 

 

 

 

천문대 방향에도 어둠이 깔리고...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구절초의 향기. 내 너를 오래도록 기억하리라.

 

 

 

 

 

주목감시초소에서 바라본 단양 천동 방향. (18:40)

 

 

       

 

주목감시초소에서 바라본 단양 천동 방향. (20:13)

 

 

 

오후 14시가 되어 죽령휴게소에 들러 죽령주막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1,500원짜리 붕어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서 먹으니 시원하고 좋다. 화장실이 있고 소백산을 오르는 등산로 입구인 소백산국립공원 죽령탐방안내소로 가는 길목에 특산물판매장이 있다. 툭산물판매장에서 사과를 5,000원어치 6개를 사서 배낭에 묶고 국립공원 소백산 죽령탐방안내소에서 국립공원직원으로부터 연화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물으니 시멘트 포장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14:30분에 식수를 가득 채우고 사과까지 사서 무거워진 배낭을 매고 죽령탐방안내소를 출발하여 시멘트로 포장된 오르막길을 오르자니 힘겹다. 잠시잠시 배낭을 걸처 맨 채로 가드레일이나 시멘트 언덕에 기대어 쉬면서 두 시간이 걸려서 제2연화봉 표지석이 있는 중계소 아래에 도착하였다. (16:30) 이곳 중계소부터는 비교적 편안한 자갈길로 이어져 있어 빨리 걸을 수 있어 40여 분이 소요되어 소백산천문대에 도착한다. 천문대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옆에 마지막 화장실이라 하는 안내문과 함께 아담한 화장실이 있어 볼일을 보기 위해서 들어갔는데 화장실 안이 너무나도 관리가 잘되어 있어 깨끗하다. 아마 저녁때가 되어 이런 곳을 만난다면 쉼터로 삼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은 비로봉 아래 주목 감시초소까지 가려고 한다.

 

연화봉에 올라서니 주변의 풍경이 다 내려다보인다. 중계소는 까마득히 멀어 보이고 해가 지려면 1시간 정도 남은 듯하다. 오늘은 해가 져서 어두워져도 소백산 정상 비로봉 아래의 주목 감시초소까지 가야 한다. 주목 감시초소는 왜 가느냐고 묻는다면 주목 감시초소에서 가까운 계곡에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소백산을 여러 차례 가면서 들러본 결과로는 그곳이 목조건물로 되어 있어서 쉬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주간에는 감시원이 있지만, 야간에는 철수하기 때문에 잠자리를 마련하는데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주목 감시초소까지 가려는 것이다.

 

1,382봉에서 해는 졌지만 어둡지는 않아 걷는 데 어려움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부지런히 걸으면서 소백산 주변의 풍광을 마음과 카메라에 새겨놓는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보니 저만치 주목 감시초소가 보인다. 그러나 쉽게 닿는 곳이 아니다. 산이라는 게 한 봉우리를 넘으면 또 다른 한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둠이 짙어진 18시 40분쯤에 주목감시초소에 당도한다. 역시나 감시원은 철수하였고 빈집이지만 나에게는 호텔처럼 아늑한 장소다. 우선 불을 켜고 텐트를 설치하고 저녁 식사도 하고 특산물판매장에서 사온 영주사과도 제일 크고 맛나보이는 것으로 하나 깎아서 먹어본다. 바로 이 맛이야! 산속에서 먹는 과일 맛은 참 좋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피도 한 잔 타서 마신다.

 

잠시 후 20시가 넘어서 미니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가 단양 방향의 환하게 불빛이 들어온 풍경을 촬영해 보았지만 신통하지는 않다. 그래도 추억이니까 감사하고 즐겁지 않은가. 이곳은 오직 나 혼자이고 어두운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밤하늘이 있고 정적만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소백산의 밤하늘을 우러러보니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거린다. 이렇게 많은 별은 어릴적 고향에서도 많이 보았는데 중노인이 되어 어둠이 내려앉은 소백산 위에서 바라보아도 고향마을에서와 같은 별들의 모습 그대로 기억된다. 어디에선가 고라니 울음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깬다. 그런데 고라니의 울음소리는 꽥!꽥!소리를 지르는 듯한 느낌이다.                     

 

한참을 밖에서 이런저런 상념에 젖다 들어와 시계를 보니 아홉 시가 되었다. TV에서는 뉴스를 방송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이곳은 TV도 라디오도 없다. 몸은 고단하여 자리에 누웠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이 있을 뿐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밖에서는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백산의 찬바람은 유명하다. 천동리 방향의 드넓은 계곡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은 사시사철 강하게 불어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겨울철 찬바람은 소백산에 아름다운 상고대를 만들어 별천지로 변하게 한다.  

 

몇 해 전에 겨울에 청량리역에서 첫출발하는 아침 열차를 타고 희방사역(소백산역)에서 하차하여 소백산의 설경을 마음껏 즐기고 비로봉에서 달밭재를 거처 삼가리 마을에 도착하였는데 풍기역으로 가는 버스가 조금 전에 출발하였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리기 무료하여 계속하여 걸으면서 옥금리 금계호를 거처 풍기역까지 걸어갔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소백산에는 구절초를 비롯하여 투구꽃, 용담꽃과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 향기로 가득하다. 야생화 천지를 이루고 있다고 해야 할 만큼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백두대간의 길에 피어 등산객들의 발에 차이기도 하고, 바위틈에 피어 고고한 자태를 뽐내기도 하고, 풀숲에 조용히 숨어 있는 듯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눈을 돌리는 곳마다 소박하면서도 고운 모습의 야생화가 만발해있다.     

 

 

 

 

 

 

 

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