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석과 경로우대자
저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노약자석(老弱者席)을 폐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약자석이 노약자가 이용하는 자리가 아니고 경로우대자석이 되어 버렸습니다. 노약자를 위하는 자리가 아니라 노약자를 우롱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노약자와 경로우대자는 엄연히 다릅니다. 지하철을 타보면 1/4 이상이 노인들입니다. 이른 아침 시간에는 30% 이상이 노인들입니다. 어떤 때 보면 이른 아침에는 노인 승객이 절반을 넘게 앉아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모두가 노약자가 아닌 건강해 보이는 노인들입니다.
지하철 전동차 1량의 좌석은 54개입니다. 이 중의 12개가 노약자석이라는 이름(지팡이 짚은 사람, 붕대를 감고 목발을 짚은 사람. 아기를 안고 있는 여성. 임신한 여성의 그림으로 표기되어 있음)으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노약자석에는 그림에 해당하지도 않은 건강한 경로우대자 노인들이 앉아있고 이러한 경로우대자 노인들은 노약자석은 물론이고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지친 몸을 쉬어가야 할 젊은이들의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아있습니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노약자에 해당하지도 않은 경로우대자들은 전철도 무임승차하는데 노약자석은 물론이고 요금을 내고 타는 젊은이들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아있는 게 못마땅하지 않겠어요.
현재 서울특별시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카드라는 것을 발급해주어 서울 시내는 물론이고 수도권 전 구간을 횟수 제한 없는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노인들에게 과도한 전철이용심리를 부추기고 있어 전철의 혼잡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고 노약자석에 외관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몸이 불편한 젊은이라도 앉게 되면 참견하기 좋아하고 객기부리기 좋아하는 노인의 날카로운 눈초리와 말 한마디가 빠지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이 경로석에 앉아있다고 버릇없다고…. 사실은 자신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는 노약자가 아닌 경로우대자이면서 말입니다. 경로우대자 무임승차는 젊은이들이 정당한 요금을 내고 이용하기 때문에 얻어지는 수입으로 경로우대자의 무임승차 운임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노인네입니다. 저는 전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우대만으로도 요금지불하고 승차한 젊은 승객들에게 황송하고 감사하더라고요.
요즘 우리 젊은이들 건전하고 맑고 밝은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자리를 양보할 줄 압니다. 극소수의 일부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러한 일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도 존재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입니다. 요즘 젊은이라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쌀가마니에 쌀만 있는 게 아니고 뉘라는 것도 한두 개 들어있듯이 말입니다. 전동차 내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노약자석을 폐지하고 자리가 있으면 앉아서 가고 자리가 없으면 서서 가면 됩니다. 직장인들이 전철을 이용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짧게는 10분 이내이고 길어봐야 1시간 정도입니다. 젊은이들이나 노인들이나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빈자리 있으면 앉아갈 수 있도록 노약자석 폐지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전동차 안에서 정말로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나 어린애기를 안고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가 자리 양보받을 수 있는 사회를 스스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경로우대자석이 되어버린 노약자석 폐지하는 게 좋습니다. 노약자석 폐지하기 쉽습니다. 전동차 양쪽 끝 좌석의 옆과 뒤에 그려진 그림만 지우면 됩니다. 제몫을 못하고 있는 노약자석 그림을 지우면 산뜻하고 보기도 좋습니다. 그러면 누구든지 자리가 있으면 앉고 없으면 서있고 그러면 되지요. 노약자석 폐지가 결코 노약자를 홀대하자는 예기가 아닙니다. 제 몫을 하지 못하는 노약자석이 아니라 때로는 전 좌석이 노약자석으로 변화하는 우리 스스로 노약자와 경로우대자를 공경하는 마음을 높여가는 그런 믿음의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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