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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겨울비가 내리더니 캠프 옆 개울에도 맑은 물이 흐른다. 캠프 안에서 잠을 잘 때에도 계곡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릴 만큼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캠프에서 문을 열고 나오면 맑은 물이 흐르는 소리가 더욱 요란하면서도 정겹다. 보는 것처럼 참 맑은 물이다. 여기 개울 위로는 마을 농가가 없고 산비탈 밭이 조금 있을 뿐 나무가 우거진 높은 산이 전부다. 여기보다 훨씬 위쪽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사는데 이곳 캠프 옆에는 물고기가 없는 게 조금 아쉽다. 이곳에 물고기가 없는 것은 아마도 물이 마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닐까. 나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물고기가 있는지도 모른다. 가끔 이렇게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의 인생살이도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물처럼 흘려보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아까운 시간인데 하면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흐르는 물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나의 인생살이가 참 허무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도 어쩌랴, 흐르는 물처럼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주어진 모양대로 담기는 물처럼 모나지 않게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을. 이제는 사는게 뭔지도 잘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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