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정상에만 천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산 족두리봉 정상에도 작은 천지가 하나 있다. 비가 내리면 며칠 동안은 볼 수 있는 작은 천지. 산새들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북한산 족두리봉 정상에서 바라본 기자능선과 비봉 능선 형제봉 능선의 장쾌한 모습이 압권이다. 중앙의 제일 높게 보이는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북한산 향로봉이다. 향로봉은 출입제한구역으로 이에 해당하는 안전한 등산 장비와 인원이 충족되어야 오를 수 있다.
북한산 족두리봉 정상에 서서 향로봉을 응시하는 마음.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구월의 첫 금요일 오후 서울에 올라왔으니 짧은 시간이나마 무언가 좀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하여 북한산을 찾아간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북한산지구와 도봉산지구를 합하면 대단히 넓은 면적을 가진 그러면서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명산이고 수도권에서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많은 등산인이 즐겨 찾는 산이기에 서울에 올라오게 되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북한산으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국립공원의 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족두리봉(수리봉)을 한 바퀴 돌아오면 좋을듯하여 길을 나선다. 북한산 족두리봉은 들머리 등산코스가 여럿이어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이나 불광역 또는 녹번역. 홍제역에서 하차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늘 족두리봉 들머리는 연신내역 2. 3번 출구로 나와(시내버스 이용도 마찬가지) 연서시장을 지나 불광중학교 앞→ 불광사(불광탐방안내소) 앞에서 등산객 인원 계수기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오르면 최단 거리 족두리봉 코스이고 계곡 다리를 건너서 향림정 향림폭포. 향림담 방향으로 진입하여도 족두리봉에 있다. 오늘은 최단 거리 코스로 불광탐방안내소에서 족두리봉 정상까지 1.1km라는 이정목이 있다. 1.1km라고 하는 것은 지도상의 거리일 것이고 실제 거리로는 약 1.5km 정도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총거리의 2/5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독바위역에서 정진 탐방안내소를 거쳐 올라오는 코스와 합류하게 되어 족두리봉으로 향하게 된다.
불광역에서 하차하게 된다면 2번 출구로 나와 구기터널 방향으로 진입하여 용화탐방안내소를 이용하거나 벨라지오 관광호텔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 옛 대호탐방안내소 방향으로 오르면 거대한 바위 슬랩을 오르면서 족두리봉에 오를 수 있다. 이밖에도 녹번역이나 홍제역에서 하차한다면 탕춘대 탐방안내소를 이용하여 족두리봉을 오를 수 있다.
북한산 비봉능선의 서쪽 끝 족두리봉은 정상 부분이 가파른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족두리봉 정상에 오르는 것은 어린이들도 가능할 만큼 여러 곳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족두리봉 정상에 올라 사면 북한산 서쪽 부분의 비봉능선과 기자 능선의 장쾌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저기는 향로봉과 비봉. 저기는 승가봉과 사모바위. 저기는 문수봉과 연화봉. 저기는 보현봉과 형제봉. 저기는 향림봉 등등….
족두리봉 정상에서 즐겁게 지내고 옛 대호탐방안내소 방향으로 하산을 하게 되면 거대한 바윗길을 만나게 되는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금은 주의하면서 내려오면 금세 불광초등학교 앞을 지나 불광역에 다다르게 된다. 서울지하철 연신내역과 불광역은 3호선과 6호선이 환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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