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여명黎明에서 일출日出로...

마 음 2024. 11. 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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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6일(토요일) 여명黎明에 길을 나서 뒷동산(봉산) 언덕으로 향한다. 모처럼 일출日出을 보기 위함이다. 아침에는 동녘에서 태양이 뜨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면서 저녁 무렵이면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작업이 우리들의 일상이 아닐까? 특별한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의 삶을 살아야 하는 때도 더러는 있을 테지만, 잠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듬성듬성 구름이 끼어 있는 사이로 푸르스름한 하늘이 보이기도 하는 것을 보니 차츰차츰 날이 밝아오면서 맑은 날씨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뒷동산으로 향하는데 도심의 거리는 가로등이 많아 어둠을 느끼지 못하는데 뒷동산 아래 수국사 대웅전을 뒤로 돌아 숲 속으로 들어가면서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아주 어둡지는 않아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운 상태는 아니고 또한 자주 걷는 산책길이기에 조심조심 가늠하면서 걷는다. 산책로에 많이 떨어진 낙엽이 미끄럽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발걸음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날은 조금씩 조금씩 밝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 이런 현상을 여명黎明이라고 하던가! 
 
젊은 시절 전국의 유명한 산들을 찾아 무박등산을 한창 즐길 적에는 산정에서 일출을 보려는 마음으로 이마에는 해드랜턴을 착용하고 부지런히 여명黎明의 등산로를 걷던 기억이 새로운데 봉산의 무장애 산책로는 웬만큼 어두워도 저만치 아래 도심 속의 불빛의 영향도 있고 하늘의 별빛도 있어서 걷기에 그리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걸을 수 있어 좋고 집에서 가까이에 좋은 뒷동산이 있어 더욱 좋은 여명의 산책을 한다고 생각하니 무한 감사한 마음이다. 조금씩  조금씩 날이 밝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몸도 더워지는 것을 느낀다. 4km 남짓한 거리이니 1시간 정도 부지런히 걸어 전망대에 이르렀으나 아직 일출의 시간은 아니고 더워졌던 몸도 서서히 식어 손에 들고 있던 겉옷을 다시 입고 전망대를 서성이며 시간을 보낸다.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 모두가 나와 같은 행동인듯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동녘의 인왕산 능선에 약간의 구름이 내려앉아있어 오늘의 일출시간이 조금 늦어 보인다. 07시 17분 즈음에 구름 위로 오늘의 밝은 태양이 서서히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오늘의 일출日出이다. 여명黎明에서 일출日出로 오늘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뜨고 내일도 오늘처럼 내일의 태양이 또다시 뜨리라. 
 
여명1 [黎明]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빛. 또는 그런 무렵.
여명2 [餘命]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쇠잔한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