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21

송구영신(送舊迎新)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다다르게 되었다. 흔히 하는 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게 되었는데 마음(필자) 역시나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한 해를 보내게 되는가 보다. 서울에서 살다가 이곳 산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지도 어언 6년여 세월이 흘렀다. 어릴 적 농촌에서 살았던 향수 때문인지 아니면 번잡한 도심을 피하기 위함인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고향도 아닌 낯선 산촌에서 시답잖은 농부 흉내 내기를 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벌써 6년이라니 잠시도 멈추지 않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올해의 농부 흉내 내기는 농사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였고 또한 잡초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패한 격이어서 힘들이고 공들인 만큼의 수확은 ..

자화상실 2019.12.31

땅끝

오늘도 상당히 무더운 날이다. 삼복더위의 중앙인 중복과 큰 더위를 말하는 대서를 이틀 앞두고 있으니 더운 것은 당연하겠다. 이러한 무더위 속에서도 농작물 가꾸기에 열중인 농부들도 있는데 캠프 안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랴마는. 그래서 나도 오늘 농부흉내 내기를 조금하고 왔으니 진짜 농부들에게 조금은 덜 미안하다. 무슨 농부흉내를 내었기에 그렇게 생색을 내느냐고 물으신다면 이렇다. 지난 3월 말경에 씨앗을 사다가 파종했던 대파모종을 본 밭에 옮겨심었다. 진작에 옮겨심었어야 하는데 한동안 가뭄으로 고생도 하고 늑장을 부리다 보니 시기가 좀 늦어서 많이 자란 상태에서 옮겨심었다.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김장을 할 때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자라는 대로 반찬의 양념으로 사용할 것이기에 옮..

자연에서 201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