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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산책길옆으로 시인 유치환님의 시비가 하나 있습니다. 제목이 바위라고 되어 있습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詩를 한 번 읇조려 봅니다. 학식이 짧아서인가 詩에 문외한이라서 그런가... 학식이 짧은 것이나 詩에 문외한이나 무지의 소치임은 같은 맥락일세...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 자가 어찌 이 깊은 詩를 이해하리오. 세상의 온갖 소용돌이에도 끄떡하지 않는 바위처럼 단단한 마음이 되도록 지혜를 갈고 닦기 전에는 저는 이 詩를 밝히 이해하지는 못할듯 합니다.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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