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태풍에 호박 떨어지다

마 음 2014. 8. 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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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앞 작은 빈터에 일반 호박 3포기를 심었는데 그동안 긴 가뭄 기간에도 메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면서 정성 들여 가꾸었기에 덩굴이 잘 자라고 호박꽃도 수없이 많이 피고 호박이 열리면서도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마른 장마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린 호박이 열려서 탁구공만 하게 자라다가 떨어지고 말았는데 다행히도 이 호박 하나만은 떨어지지 않고 지름이 20cm 정도까지 잘 자라고 있어서 애지중지하면서 보살피고 있었다. 이제는 호박을 따서 된장국을 끓여 먹어도 되겠다는 시기가 되었는데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가 이곳 김천지역에는 3일 동안 바람만 불고 비 같지도 않은 아주 적은 양의 비를 뿌리면서 흐린 날씨가 이어지더니 기후의 변화 탓인지 이렇게 커다란 호박이 줄기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호박만 그런 게 아니라 바로 몇 걸음 거리의 아랫집의 호박도 우리 호박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떨어져서 잔디밭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러니까 거의 같은 시기에 호박이 열리고 같은 모양으로 크다가 같은 시기에 약속이나 한 듯 어젯밤에 같이 떨어지고 말았다. 땅에 떨어진 호박이 겉모양은 멀쩡한데 왜 떨어졌을까 하도 궁금하여 호박을 반으로 잘라 보았더니 호박의 중앙 부분이 썪어 있었다. 뜨거운 여름철에도 잘 자라던 호박이 태풍으로 수분이 많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떨어진 듯하다. 사람도 일교차가 큰 날씨에 감기에 걸리듯 호박도 그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아깝다.▼

    

 

 

 

 

 

도깨비방망이 조롱박.

 

 

 

 

 

 

요란스러운 옥수수꽃. 아랫집은 지금 옥수수를 수확하였는데 아랫집과 같은 시기에 옥수수 모종 20여 포기를 심었는데 우리의 옥수수는 아직도 대와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옥수수는 단 한 개도 열리지 않고 있는데 그중 하나에서 옥수수 꽃대가 먼저 나오는데 여느 옥수수 꽃대하고는 다르게 그 모습이 요란스럽다. 그뿐만이 아니고 꽃대와 같이 나오는 옥수수 깜부기도 달려있다. 사진에서 아래쪽 약간 검은 빛이 나는 주머니처럼 생긴 것은 꽃이 아니라 옥수수 깜부기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옥수수가 열리는 옥수수가 아니라 가축 사료용 옥수수가 아니냐고 묻는데 같은 모종을 심은 아랫집은 옥수수가 많이 열려서 지금 수확을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캠프 옆에도 가축 사료용 옥수수를 심은 밭에도 옥수수는 열려있던데? 그런데 우리 집의 옥수수는 대만 무성하고 옥수수는 단 한 그루에서도 열리지 않고 있으니 희한하지 않은가 말이다. 정말 옥수수가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더 두고 관찰해 볼 일이다.

 

 

 

홍민 - 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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