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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경에 비가 조금 내리고는 지금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전혀 내리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이슬비처럼 극히 조금 내려서 길바닥의 먼지도 채 가시지 못할 정도여서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캠프 옆 깊은 산골짜기에서 을러내리는 계곡 물이 말라버린 지 오래되었다. 서울의 중늙은이가 우연한 기회에 이곳 김천 산골로 내려와 농부흉내를 낸다고 캠프 근처의 휴경지에 이런저런 농작물을 옛날 방식으로 파종하였더니 풀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는데 이제는 물과의 전쟁을 치르는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파종한 농작물이 가뭄과 잡초로 제대로 싹이 나오지 않아 일부는 포기하였지만, 그래도 일부는 물을 길어다가 뿌려주면서라도 살려야 하겠기에 좀 힘들다. 지난주 8일간의 서울 나들이 때문에 돌보지 못하여 상황이 더욱 안 좋게 되었다. 이번 주말에는 비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이 있기는 한데 얼마나 내릴지. 농작물 소생에 필요한 양의 비가 내려야 할 터인데. 그때까지라도 농작물이 말라죽지 않고 살아있도록 관리를 잘해야 비가 내려도 살아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말라죽은 뒤에 비가 아무리 넉넉하게 내린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물은 사람에게나 농작물에나 생명수이다. 생명수 같은 맑은 물이 이 계곡을 졸졸졸 정다운 소리 내면서 흐르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